[류야&아스카]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202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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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도입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아스카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아스카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성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이성치 감소 없음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아스카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관찰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10m쯤 떨어진 곳에서, 불 앞에 앉은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라디오 소리는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아스카를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문득 아스카는,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kp:"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어쩌면 말해버리기까지 했는지도!) 몰라요.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아니, 달려들었을 겁니다.
 
분명 달려들지 않았나요?
 
작동 방식도 알지 못하는 총은 내던지고, 무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잡는다거나, 없다면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세운다거나…….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아스카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문득, 아스카는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아스카는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END 6. 배드엔딩.
 
아스카 로스트.
 
……아니, 안 돼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이성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kp:이성치 3 감소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아스카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 씨와 이토 류야 씨에 의해, 제 61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이토 류야:일시적인 기억 상실로 보입니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이 보이고요.
일단 한 번 리셋했고,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글쎄요. 한 번 봐야 알겠는데.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아스카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kp:[그림](https://pbs.twimg.com/media/FIUVr4haUAUB21S?format=png&name=small.png
그림
그림
다읽으면 넘어갈게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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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소생과 돌입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아스카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아스카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성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아스카가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이토 류야:이제 정신이 좀 들어?
 
호시미야 아스카:...아마?
 
총을 고쳐잡은 류야가 근처에 다가와 묻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한 발 더 갈길 기세입니다.
 
이토 류야:그래? 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는데...
크리쳐도 TV 같은 건가?
 
호시미야 아스카:전 전자기기가 아니거든요~...
 
이토 류야:비슷한 거 아냐? 맞으면 고쳐지는데.
뭐 일단 인간은 아니니까.
 
호시미야 아스카:그건..그렇지만...
 
이토 류야:하아~... 매번 널 죽이는 것도 힘들다고.
 
그래요.
 
류야는 아스카를 처참하게 살해한 뒤에도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있지만, 당신의 소중한 전우입니다.
 
이토 류야:가끔 한눈 판 사이에 까마귀가 물고 가기도 하는데~ 알아?
 
……어제까지는 그랬죠.
 
류야가 까마귀에게서 소중한 아스카를 되찾아온 무용담 따위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네..? 처음 듣는데(;)
 
이토 류야:그럼 그렇지~ 류야씨의 노고에 대해 네가 아는 게 어딨어.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아스카가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류야가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임무가 끝나면 휴식기가 주어지니 느슨하게 풀어질 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류야는 농담 도중에도 빈틈없는 모습으로 조금 떨어진 도시에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아스카가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이토 류야:배고파?
 
호시미야 아스카:선배 독심술이라도 배웠어요..?
좀 허한데..(아무것도 없는 곳 봄..)
 
이토 류야:류야 씨가 모르는 게 어딨어? (그냥 빤히 보길래 찍었을 뿐이다...)
이거라도 먹던지. (초코바 하나 던져줘요.)
 
호시미야 아스카:이정도면 지금은 채워지겠죠 뭐~감사합니다~(냉큼 받고)
 
이토 류야:흐음... 원래 네 자가소생에 걸리는 시간은 복불복인 거 알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이번 소생은 유독 느리더라고.
그래서 밥이라도 먹으면서 기다렸지. (나 혼자.)
 
호시미야 아스카:그래요?(초코바 까먹기..)
...내 밥은?
 
이토 류야:..방금 초코바 줬잖아?
 
호시미야 아스카:...초코바는 밥이 아니잖아요! 지금이야 찬다는거지~
 
이토 류야:이 상황에 밥도 먹고싶다라...
 
호시미야 아스카:사람은 원래 다 그래요. 사람..? 사람은 아닌가...
 
이토 류야:본인이 두 번이나 죽는 바람에 임무가 지체된 이 상황에...
여유롭게..밥을.. 먹고싶다라~
 
호시미야 아스카:..죽고싶어서 죽었어요?!(좀 미안함;)
 
이토 류야:뭐 일단 그걸로 만족하라고, 좀만 참아라? 임무 끝나고 먹으면 되잖아.
다음 임무는 이건데...
 
호시미야 아스카:네에~..(초코바 이미 다 먹음..)
 
이토 류야:누구~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바로 들어가야겠네.
 
호시미야 아스카:...그러고 싶어서 그랬던게 아니라니깐~저도 빨리 밥 먹고 싶고..바로 들어가야죠 뭐
 
류야에게 지령을 전달받습니다.
 
이후 바로 메인 조사에 돌입합니다.
 
호시미야 아스카:말살인가~....
 
이토 류야:이번엔 좀 힘들 것 같네.
뭐, 힘들지 않은 임무가 있었나 싶지만.
 
호시미야 아스카:다 힘든거죠 이번엔 특히 더 힘드려나...
 
류야는 장비 점검을 끝내고 일어섭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류야가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이토 류야:갈까, 호시미야.
 
호시미야 아스카:..네?!
 
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류야와 아스카는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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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빼앗긴 도시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아스카가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류야를 받아볼까요.
 
민첩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아스카는 류야를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이토 류야:...하? 이제 내려줄래?
 
호시미야 아스카:...언제나 생각하는거지만, 공주님안기는 좀 더 낭만적인거라 생각했어요.(슬쩍 내려줌)
 
이토 류야:무슨 공주님 안기야. 류야 씨 안기로 이름 바꿔.
 
호시미야 아스카:선배가 공주님이에요?;
 
이토 류야:하아? ....그건 또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야 ;;
공주님이 아니라 날 안았으니까 류야 씨 안기지;
(참나.)
 
호시미야 아스카:네네~다음부턴 류야 씨 안기라고 부를게요~(아무리 생각해도 공주님 안기인데..)
 
이토 류야:...뭔가 맘에 안 드네. (아스카 머리 딱콩해요 )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호시미야 아스카:(내 머리..)
 
류야는 주변을 둘러본 뒤 지도를 펼칩니다.
 
탐사 구역이 공개됩니다.
 
호시미야 아스카:흠..어디부터 갈까요
 
이토 류야:글쎄...일단 미처 피난하지 못한 사람들은 긴급 대피 구역에 뭉쳐있겠지.
 
류야의 손가락 끝이 지도 표면의 점을 하나씩 짚습니다.
 
눈으로 그것을 좇는다면…….
 
A시의 긴급 대피 구역인 학교, 백화점, 병원, 지하철역입니다.
 
이토 류야:어디부터 가는 게 좋으려나?
 
호시미야 아스카:으음..처음에 가는 곳은 병원이 나으려나요. 거기는 움직이기 불편한 사람들도 많을 것 같고.
 
이토 류야:흠, 나쁘지 않네. 그럼 병원부터 가보자고.
(아스카 끌고 병원가요)
 
병원
 
J대학 병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대기실입니다.
 
한 걸음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던 도중, 문득 류야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이토 류야:익숙한 냄새...
 
호시미야 아스카:익숙..?
 
이토 류야:호시미야 넌 오래 아파본 적 없지?
 
호시미야 아스카:아무래도..그렇죠..?
 
이토 류야:하? 당연히 익숙하지. 류야 씨 원래는 군의관으로 일했었다고. (그새 잊었냐... 라는 눈빛...)
 
호시미야 아스카:(머쓱..!)
 
이토 류야:뭐.. 크리쳐의 그런 점은 신기하게 생각해. 인간보다 나은 것 같기도 하고...
 
호시미야 아스카:병원에 안가도 되는 점은 좋은 점이라고는 생각하지만요..죽어도 죽어도 살아난다는건...글쎄..?
 
이토 류야:글쎄..? (네 뒷말을 기다리다가) 뭐, 근데 아무도 병원에 안오면 의사는 뭐 먹고 사나...
역시 지금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고통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통각 수단이라고 했던가요,
 
아! 물론 당신은 인간이 아니니 상관없습니다.
 
아스카의 경우 긴 치료가 필요한 부상은 죽었다 살아나는 쪽이 '효율이 높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을지도요.
 
물론 아스카가 아픔을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
 
지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죠…….
 
어라? 잠깐, 아스카가 감기에 걸린 적 있었나요?
 
조심스럽게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행운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낌새가 이상합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아스카가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아스카와 류야를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분명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금속형 크리쳐 21마리가 두사람을 둘러쌉니다.
 
전투 발생!
 
호시미야 아스카:..와~
 
이토 류야:하아? 생존자는 없고 크리쳐만...?
(당한건가...)
빠르게 처리하자, 알지?
 
호시미야 아스카:당연하죠. 저부터 해요?
 
전투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다시 한번 아스카가 찰칵, 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14마리에 달하는 크리쳐의 핵을 꿰뚫고,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이토 류야:아직 조금 남았나... (총 장전해요)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
 
딛고 선 바닥에는 '크리쳐였던 것'의 잔해만이 가득합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호시미야 아스카:그래도 금방 끝냈네요!
 
이토 류야:...병원은 글렀나, 다른 곳으로 가봐야겠어.
빨리 이동하는 게 좋겠는데...
 
호시미야 아스카:여기는..그런 것 같고 다음은 학교로 가볼까요. 어린 애들도 많을테니까..
 
이토 류야:그래, 아무래도 학생들이 많겠지.. 가보자.
빨리 가자. 총 잘 챙기고.
 
호시미야 아스카:네~(학교 쪽으로 가요. 길 여기 맞겠지..)
 
학교
 
C고등학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강당입니다.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아스카가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이토 류야:...학교라, 뭔가 옛날 생각 나네.
 
호시미야 아스카:옛날...? 뭐 추억이라도 있어요?
 
이토 류야:아니 뭐... 추억이랄 것까진 아니고.
학교 인기 짱이었던 그 시절이... 잠깐.....
(아련..ㅋ)
 
호시미야 아스카:...그렇구나~(걍 평소의 선배였네..)
 
이토 류야:... 그 표정 뭐야?
진짜거든? 하도 애들이 꺅꺅대서 지나다니기도 힘들었거든?
 
호시미야 아스카:꺅꺅거리는거 별로 안좋아할 것 같은데...
(그래서 힘들었던건가)
 
이토 류야:....시끄러운 거 안 좋아하긴 하지.
하아~ 조용한 학창시절을 원했는데 말야....
 
호시미야 아스카:그런 것 치고는 꽤 즐겼을 것 같기도...앗 내가 무슨 말을. 잊어요.
 
이토 류야:...........(말없이 쳐다봐요.......)
 
류야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려던 아스카는 문득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호시미야 아스카:...잊으라니깐.
 
지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구멍 아래서부터 낯선 감정이 치밀어오릅니다.
 
어쩐지 간지러운 이 기분은, 마치…….
 
그리움 같습니다.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에게는 과분한 감정이네요.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행운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기도 늦었나...
 
kp:
rolling 1t[행운]
 
(
음료수
 
)
 
 
=
0
아스카는 강당 한 켠에서 음료수 한 캔을 발견합니다.
운이 좋았네요. 위급 상황 시 먹을 수 있을지도?
음료수 : 이성치 1d3 회복
인벤토리에 추가됩니다.
 
이토 류야:아무거나 주워먹고 그러면 배탈난다.
 
호시미야 아스카:안죽으니까 괜찮아요~(막던지기..)
 
이토 류야:....죽지는 않겠지만... 그래. 어떻게 말리겠니.....
 
호시미야 아스카:..그렇게 말하면 뭔가..제가 평소부터 완전 제멋대로였던 것 같은데...(못마땅)
 
이토 류야:...(딴청) 여긴 조용하네. 아무튼 이동하자.
 
호시미야 아스카:네~..다음은 지하철 먼저 갔다가..그 뒤에 백화점으로 갈까요.
 
이토 류야:지하철역? 그래, 빨리 오기나 해. (질질 끌고가요...)
 
호시미야 아스카:(끌려감..)
 
지하철역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A역입니다.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앞서 걷던 류야가 아스카가 있는 쪽으로 돌아보며 묻습니다.
 
이토 류야:호시미야, 지하철 타본 적 없지?
크리쳐보다 더 커다란 소리가 나는데...
 
호시미야 아스카:그렇게 큰 소리가..?
그걸 타고 다니는건가요...
 
그 말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컴컴한 역 내부로 떨어집니다.
 
류야는 말을 이어가며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갑니다.
 
이토 류야:그래도 꽤 탈만해, 안전 구역 내라면 어디든 갈 수 있거든. 차가 없는 사람들도...
아 물론 류야 씨는 자차가 있지만~
 
호시미야 아스카:..이것보단 차가 나을 것 같은데. 타야 되는 일 생기면 태워줘요.
 
이토 류야:...내 차를 태워달라고?
 
호시미야 아스카:그야 전 면허 없으니까?
 
이토 류야:...뭐 상관은 없는데. 타기 전에 신발 잘 털고.
차 안에서 부스러기 날리는 거 먹지말고...
뚜껑 없는 음료수 먹지말고...... .......
 
호시미야 아스카:아, 알겠어요. 그렇게 더럽진 않거든요..?!
 
이토 류야:(흐음... 하는 눈빛으로 쳐다봐요)
가보고 싶은 데라도 있어?
 
호시미야 아스카:가보고 싶은 데..? 음...딱히 그런 곳은 없는데. 굳이 정하자면 하늘이 잘 보이는 곳이라던가?
 
지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바보 같은 소리입니다.
 
목줄을 차고 있는 한, 아스카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 텐데요.
 
몸속에 뿌리 내린 혈관 전부를 불쾌한 감정이 틀어막는 것처럼 답답합니다.
 
호시미야 아스카:뭐, 그렇게 자유로운 장소를 갈 수 있을린 없겠지만요.
 
이토 류야:...옥상에라도 가면 되겠네.
 
호시미야 아스카:지금도 갈 수 있는 곳도 경치는 그리 나쁘진 않고..그러면 되는거죠.
여기도 사람은 없나..? (두리번...)
 
역 내부로 들어서면,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행운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
rolling 1t[행운]
 
(
음료수
 
)
 
 
=
0
아스카는 지하철 내부의 자판기에서 음료수 한 캔을 발견합니다.
위급상황 시 먹을 수 있을지도?
인벤토리에 추가됩니다.
 
호시미야 아스카:(음료수 많네..)
 
이토 류야:...너 목말라?
 
호시미야 아스카:목마르기보단 배가 고픈데...
하지만 떨어져있는 음식보다는 음료수가 더 안전하겠죠..(일단 이걸로 만족함..)
 
이토 류야:..... (안쓰럽다) ..물배라도 채워두던지? 나중에 맛있는 거 사줄테니까...
 
호시미야 아스카:네에...진짜 목마를때 없으면 큰 일이니 지금은 아껴두겠지만요...생존자는 찾았어요?
 
이토 류야:..아니, 이쪽엔 없는 것 같은데.
 
호시미야 아스카:...이쪽도 없었어요.
 
이토 류야:하.. 허탕인가... 빨리 다른데로 이동하자.
남은 곳이 분명..백화점... 이었나?
 
호시미야 아스카:네. 다 대피한건지..아니면...딱히 생각하고 싶진 않으니 바로 이동하죠.
 
이토 류야:...그래, 빨리 가자. (이동해요 타타탓)
 
백화점
 
K백화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주차장입니다.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이토 류야:뭔가.. 반짝반짝 하네.
 
호시미야 아스카:그러게요~딱 백화점이란 느낌.
 
이토 류야:뭐 곧 설이니까, 그 준비도 한창이었겠지.
설 선물세트도 잔뜩 팔고... 아 물론 우리는 연휴에도 휴가 없다~.
 
호시미야 아스카:새해가 밝았으니 뭐...우리는 못쉬지만요~...
슬슬 휴가를 받고 싶기도 한데..역시 안되겠죠. 우리 없으면 누가 지켜.
 
이토 류야:...내 말이. 최강의 인류도 피곤하다니까.......
가끔은 쉬고 싶은데... 확 때려칠까....
어차피 휴가 받아도 할 건 없지만. (어깨 으쓱해요)
 
호시미야 아스카:...저만 놓고 가면 저주할거라구요?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그냥 받아들이죠...이미 받아들인지 한참이긴 하지만...
 
이토 류야:.....무슨 저주야. 말을 해도 참 (콩 쥐어박고는)
뭐 나중에 우리끼리 오세치라도 먹을까... 부대에서 먹는거라 폼은 안나겠지만.
 
호시미야 아스카:말이 그렇다는거지 말이..기분은 나지 않을까요?
폼은..모르겠고 기분이 제일 중요한거니까 괜찮을 것 같은데~
 
이토 류야:뭐 그래 그럼. 재료라도 준비해보지 뭐.
...너 요리 잘하냐?
 
호시미야 아스카:...레시피만 주면...할 수 있지 않으려나~...(장담은 못한다는 말투..)
 
이토 류야:....먹을 순 있는 거지?
 
지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람이 먹을 수 있을정도로는..할걸요...?
 
연휴나 명절은 줄곧 당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류야의 말을 듣는 지금은…….
 
네, 확실히 덩달아 신정이 기대됩니다.
 
네, 확실히 덩달아 신정이 기대됩니다.
 
비록 류야는 짜증 나는 구석이 있는 직장동료지만, 새해를 함께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쩐지 낯서면서도 낯익은 기대감이 피어오릅니다.
 
이토 류야:...류야 씨 입은 고급인데.
 
호시미야 아스카:먹을만하게는 해볼테니 그냥 주는대로 먹어봐요~
 
이토 류야:하아....~ 사오는 게 나을지도...
 
주차장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를 살펴보았으나…….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행운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기준치: 60/30/12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
rolling 1t[행운]
 
(
비상식량
 
)
 
 
=
0
아스카는 주차된 차량 한 켠에서 비상식량을 발견합니다.
운이 좋았네요
비상식량 : HP 1d3 회복
인벤토리에 추가됩니다.
 
호시미야 아스카:(오..이번엔 음식이다...아까 음료수가 더 안전하지 않냐 했는데 이것도 괜찮아보이네...)
 
kp:..새거입니다 ㅡ
 
호시미야 아스카:(사놓고 안먹은건가..아니 못먹은거겠지..불쌍..)
 
이토 류야:... 너 생존자 수색은 안하고 아까부터 먹을 것만 주우러 다니는 거 같다?
 
호시미야 아스카:했는데 사람은 안보이고 먹을 것만 보이는거거든요~..
어째 사람보다 음식이 더 잘 보이는지..선배쪽엔 사람 있었어요?
 
이토 류야:(배가 많이 고픈가...) 아니 없었어. ...뭔가 이상하네. ...
 
호시미야 아스카:긴급 대피 구역인데...처음부터 다시 돌아봐도 별 소용은 없겠죠.
 
이토 류야:...그렇겠지.
 
어느 정도 탐색이 끝나면, 류야는 다시 지도를 꺼내 생각에 잠깁니다.
 
그는 긴급 대피 구역을 하나씩 짚으며, 의문을 꺼냅니다.
 
.
 
.
 
.
 
3. ???와의 조우
 
이토 류야:뭔가 놓친 게 있는 것 같아.
긴급 대피 구역은 크리쳐가 진입하기 어려우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설정했는데... 왜 사람은 없고 크리쳐만 있는 거지?
 
호시미야 아스카:...놓친게 뭘까...(끄응...)
 
이토 류야:하아... 우선, 크리쳐가 이렇게 한 장소에 많이 모여 있는 건 처음 봐.
애초에 안전지대가 생기고 나서는 크리쳐들이 도시를 통째로 장악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적도 없었고.
걔넨 그럴 지능이 없으니까... 무리를 이끄는 통솔력 있는 리더가 있다면 모를까?
 
호시미야 아스카:리더...? 저와 같이 지능이 있는 크리쳐인가....
 
이토 류야:(아스카 한 번 흘낏 봐요) ...그런 크리쳐는 본 적 없는데....
 
두 사람은 적당한 곳에 앉아 다시 한번 지도를 살펴봅니다.
 
여러 가설이 나올 수 있겠네요.
 
누군가가 크리쳐들에게 정보를 흘렸다,
 
존자는 없고 도시 침식률이 보이는 것보다 높다, 혹은 전부 함정이라거나.
 
듣기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스카는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류야는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호시미야 아스카:선배,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아요?
 
이토 류야:...무슨 소리?
아니, 안 들리는데.
 
호시미야 아스카:웅웅거리는..작은 소리...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볼까요. 안내는 제가 할테니까.
 
이토 류야:... 어느 쪽인데? 가보자.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네요.
 
아스카와 류야, 두 사람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봐요.)
 
아스카와 류야가 도착한 곳은 빈 공터이며,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이토 류야:뭔가 계속 들려?
 
호시미야 아스카:네...생존자의 구조신호인지...계속 웅웅거리는 작은 소리가 들려요.
 
이토 류야:들린다고? 난 전혀....
 
호시미야 아스카:좀 더 집중 해서 들어봐요. 작아서 그냥은 안들릴 수도 있으니까..
 
kp:이제 안들린다니까
 
호시미야 아스카:아ㅋ..
내 귀가 이상한거였네
 
이토 류야:.... 리셋해줘? (총 장전해요...)
 
호시미야 아스카:...아니 안해도 돼요. 그냥 한 순간의 쇼크였나보지 뭐..(바로 총 장전하냐고요)
 
이토 류야:..네 몸에 이상이 생기면 곤란하니까. 아무튼 뭐지? 역시 함정이였나?
 
호시미야 아스카:그럼 생존자는 아닌가..?
 
그때,
 
이토 류야?:호시미야, 여태 어디 있었어?
 
호시미야 아스카:..?
 
또 다른 류야가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 류야를 보고 사색이 되어 이렇게 말합니다.
 
이토 류야?:호시미야, 도망쳐! 그 자식은 가짜야!
 
이토 류야:ㅌ하아?
 
호시미야 아스카:갑자기 나타나서 뭐라는거야...
 
이토 류야?:저 자식이 류야 씨 장비를 훔쳐서 달아났다고!
 
이토 류야:잠깐, 뭐라는 거야? 누가 애냐? 그런 거짓말에 속게!
 
이토 류야?:절대 속지 마, 널 속이고 외진 곳에 데려가 살해하려는 속셈이니까.
 
이토 류야:인류 최강인 나를 감히 누가 습격해?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스럽지만 꽤 좋은 볼거리네요.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지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86
판정결과: 보통 성공
 
98%의 하급 크리처들을 처리하는 게 그들의 일이지만, 간혹 특수한 능력을 갖춘 상급 크리쳐와 조우하기도 했죠.
 
본능적으로 둘 중 하나는 상급 크리처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단번에 하아? 나온 거 보면 이쪽이 진짜같은데..(여태껏 같이 있었던 류야 봄..)
 
이토 류야?:호시미야, 속지 마, 저 녀석은 위험하다고!
 
이토 류야:뭐 이딴 버러지 같은 게 내 흉내를 다 내네...
 
호시미야 아스카:(음..역시 이쪽이 진짜다..이미 마음 속으로는 내정해놓으며..)
 
다른 누구도 아닌 류야를 헷갈릴 리가 없잖아요.
 
그는 긴 시간 함께해온 당신의 동료인걸요.
 
진짜 류야를 짚어내자, 가짜 쪽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토 류야?:...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류야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류야가 반쯤 날아갑니다.
 
아스카가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아스카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호시미야 아스카:..??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아스카가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당황...) 괘, 괜찮..지는 않겠지...(크리쳐 힐끔..)
 
이토 류야?:어떻게든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신호를 보낸 거야. 크리쳐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호시미야,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널 여태 찾았어.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쪽이 크리쳐라는 건 도시 괴담처럼 돌아서 알고 있어.
너도 크리쳐잖아, 부탁이 있어.
제발, 나 좀 살려줘. 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호시미야 아스카:...뭘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는데...대체 어떻게 살려달라는거야...얘 어이없네....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성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이성치 감소 없음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류야가 흉흉한 표정으로 총구를 내립니다.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이토 류야:하아? 진짜 거지 같네.
왜 저런 헛소리를 들어주고 있어?
 
무언가 이상합니다.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을 제거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류야가 말하는 대로 정말 당신을 현혹하기 위한, 쓸데없는 소리였을까요?
 
류야가 말하는 대로 정말 당신을 현혹하기 위한, 쓸데없는 소리였을까요?
 
이토 류야:그보다, 이쪽으로 와 봐.
 
류야가 흐르는 피를 대충 닦아내며 조금 전까지 넘어져 있던 바닥을 가리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류야 쪽으로 가요.)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류야가 가리키는 곳의 타일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이토 류야:하아... 열어 봐.
(슥 피 닦아요..)
 
호시미야 아스카:(타일 열어봅니다.)
 
아스카가 손끝을 밀어 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류야입니다.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아스카와 류야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아, 정말 살았어요."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우린 안전해!"
 
"아아, 신이시여……. "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아스카와 류야를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물론 아스카와 류야는 거절해야 합니다.
 
연예인이 아닌걸요!
 
이토 류야:하아~ 류야 씨가 잘생긴 건 아는데, 사진은 좀 곤란하달까...
 
호시미야 아스카:..맞아요~사진은 좀...얼굴 팔려서 좋을 것도 없고...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아스카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아스카는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간신히 고개를 돌린 아스카는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이토 류야:호시미야!!
 
뒤늦게 류야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아스카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아스카가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아스카를 류야가 받아냅니다.
 
이것으로 아스카는 2회차 사망을 맞이합니다.
 
.
 
.
 
.
 
4. 변화와 위험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아스카는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아스카는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성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이성치 감소 없음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호시미야가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곰 인형이 류야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호시미야는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류야가 죽은 호시미야를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거실로 나가자, 머리에 붕대를 감은 류야가 소파에 앉아 무전기를 보고 있습니다.
 
호시미야의 기척에 고개를 든 류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관찰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류야의 거동이 낯섭니다.
 
평소의 그보다 조금 더 굼뜨고 불편해 보이네요.
 
단순히 머리를 다쳐서 그렇다기엔 더 아픈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토 류야:일어났네?
 
호시미야 아스카:네..오늘은 일어났는데도 몸상태가 별로지만...곧 괜찮아지겠죠 뭐.
 
이토 류야:..괜찮은 거 맞아? 지금 너, 3일만에 일어난 거야.
 
호시미야 아스카:3일이나..? 쉬어도 너무 쉬었네...
3일동안 선배 혼자 싸운거죠? 미안하네 이거...
 
이토 류야:...그래. 너는 안 일어나지, 크리쳐는 점점 많아지지...
2순위 사항인 크리쳐 제거로 임무가 넘어갔는데, 누구 씨 때문에 3일이나 지나버려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랄까... 상부에서는 A시를 포기하겠대.
 
호시미야 아스카:...큰 일이 일어났을 거라곤 생각했지만...생존자들은 무사해요?
 
이토 류야:뭐... 일단은...
아무튼... 안전지대 내부로 크리쳐가 진입하는 것을 막기위해서 크리쳐와 함께 A시를 포기하겠다나?
지금 시를 날릴 규모의 폭탄이 실린 헬기가 이쪽으로 오고 있대.
류야 씨는 호시미야 너랑 조속히 빠져 나오라는 전언을 받았고...
 
호시미야 아스카:이런 일이 일어나는 와중 3일이나 자고 있었던건가...발목 잡은 것 같아서 몸상태는 둘째치고 마음이 편치가 않은데~...발목 잡은게 맞는 것 같고...
지금 바로 나가면 되는 건가요?
 
이토 류야:그래야지. ..하아, 그런데 방금 막, 구조 요청 신호가 들어왔어.
위치는 X제약회사.
 
류야는 특수한 신호가 뜨는 무전기의 화면을 호시미야에게 보여줍니다.
 
호시미야 아스카:...거기부터 가야겠네요.
 
이토 류야:뭐? 방금 깨어난 주제에 어딜 가?
류야 씨 혼자 가서 구해올게. 넌 뭐... 빠져 나가던가.
 
호시미야 아스카:선배도 3일 내내 혼자 싸웠으면서 뭘 혼자 간다는거예요?
몸상태야 조금 있으면 돌아올테고 차라리 혼자 가도 저 혼자 가지.
 
이토 류야:하아? 내가 누군데. 이깟 일 하나 제대로 못할 거 같아?
 
호시미야 아스카:그게 아니라, 3일 내내 쉬었는데 또 쉬기는 싫거든요~
그렇게 누워있었으니 몸도 풀어야겠고..
 
이토 류야:하아.... 네 몸상태를 봐, 류야 씨는 의사라고.
정상인지 아닌지는 그냥 보면 알 수 있어. ...그 몸으로 뭘 하겠다는 거야?
 
호시미야 아스카:...저는 선배가 봐주는 사람들과는 다르잖아요. 애초에 사람도 아니고.
 
이토 류야:...하아... 이렇게 말싸움 하고 있을 시간도 없는데.
 
호시미야 아스카:그러니깐 그냥 데리고 가요. 그냥 간다 했을때 같이 갔으면 이미 도착했겠다.
 
이토 류야:너 진짜... 이상해.
...빨리 총 챙겨, 앞으로 1시간 남았으니까.
 
호시미야 아스카:이상하다 하는 사람이 이상한거거든요?(총 챙겨요.)
 
이토 류야:하아~? 짜증나 진짜, 보내줄 때 가야지 선배 말에 토나 달고....
 
이후 두 사람은 민가를 빠져나옵니다.
 
.
 
.
 
.
 
5. X 제약회사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호시미야와 류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크리쳐들과 마주합니다.
 
류야의 말대로, 정말 이상할 정도로 크리쳐가 많습니다.
 
거듭되는 전투에 두 사람의 체력은 떨어지고, 정신력은 흔들립니다.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이토 류야:깊게 숨겨져 있을 것 같진 않은데... 난 좌측부터 찾아볼게.
 
호시미야 아스카:그럼 전 반대쪽으로 갈게요.
 
류야는 벽에 손을 짚고 내부를 빠르게 훑어봅니다.
 
호시미야 역시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관찰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호시미야는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호시미야가 죽어버린 곳입니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호시미야 아스카:(확대해봅니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호시미야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호시미야 아스카:(날짜 입력한 뒤 확인해봅니다.)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류야가 쓰러지는 호시미야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이토 류야: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내 잘못이네.
 
한탄하듯 말한 류야는 호시미야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이토 류야:푹 쉬어, 어차피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까.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호시미야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류야가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호시미야를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류야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이토 류야:뭐야?
호시미야, 벌써 회복한 거야?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호시미야가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류야는 호시미야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호시미야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류야는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호시미야는 류야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류야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그 모습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이성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p:이성치 1 차감
 
영상은 류야에 의해 중간에 종료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이토 류야:그.. 뭐야, 스위치 찾는 거 아니었어?
 
호시미야 아스카:...아까 그 영상 뭐예요..?
 
이토 류야:...뭐가, 무슨 일인데.
 
호시미야 아스카:아까 그거..생존자들은 무사하다 하지 않았어요..?
 
이토 류야:우리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
...A시랑 같이 폭파되고 싶은 건 아니겠지?
 
호시미야 아스카:...일단 지금은 됐어요. 나가면 엄청 물어볼거지만...
 
이토 류야:...류야 씨는 귀찮게 하는 사람 질색인데.
그러니까 아까 나가라고 했잖아?
 
호시미야 아스카:어쩌냐..전 귀찮은 사람인데.
사람이 아니지..
 
이토 류야:...스위치 찾으랬더니 쓸데없이 그런 거나 보고 말야.
(딱콩)
 
호시미야 아스카:(머리만 몇번 맞는거야 내 머리)
 
이토 류야:아무튼 이럴 때가 아니니까 지금은...
 
류야가 어느덧 찾아낸 개폐 버튼을 누릅니다.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토 류야:가자? 하던 건 끝내야지.
 
호시미야 아스카:신경 쓰이는게 한두개가 아니지만 하던 일은 끝내야죠..가요.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kp:[엎어진 남자/테이블/벽면의 서랍]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엎어진 남자 옆에 가서 슬쩍 봐요..)
 
kp: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남자는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의료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의료
기준치: 1/0/0
굴림: 13
판정결과: 실패
(선배)
 
이토 류야:
의료
기준치: 80/40/16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음... 이미 죽은 것 같은데.
사인은 심장마비 같고.
 
호시미야 아스카:심장마비..?
 
이토 류야:흠, ..심장마비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까... 자세한 건 육안으로는 모르겠지만.
 
kp: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핸드폰 볼 수 있나요)
 
kp:구조신호를 보낸 시각은 류야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핸드폰을 뒤진다면 메모장에 있던 주문,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를 입수합니다.
메모에 추가됩니다.
 
호시미야 아스카:알파를 재우는 자장가..?
 
이토 류야:이 남자, 주머니에 열쇠 같은 게 있는데... (혼자 뒤짐...)
(열쇠 호시미야한테 던져요)
 
호시미야 아스카:(열쇠 받음..) 테이블도 한번 봐볼까..(테이블 봐요.)
 
kp:테이블에는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연구 일지 봅니다.)
 
연구 일지:학회의 낯선 이는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소지품 중 작은 금속 크리쳐의 암수 한 쌍을 손에 넣은 이후, 나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크리쳐의 무한한 재생 능력은 경이로웠으나, 핵이 제거되면 사망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나는 이것을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금속 크리처 핵의 중심 물질, C.V를 채취해 다양한 실험체에게 주입했다. 대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흉하게 녹은 채 움직였으며, 핵이 제거되면 사망하는 성질은 유사했다. 종종 특수한 능력을 갖춘 채, 다른 녀석보다 지능 있는 개체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들도 역시, 핵의 제거와 동시에 죽음에 이르렀다.
그런데, 실험생물 5000마리 중 단 한 마리, 알파만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월등한 능력을 보였다. 알파에게서는 핵을 찾을 수 없었으며, 아주 작은 생체기관만 남아있어도 충분히 시간만 주어지면 신체를 재생해냈다. 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가장 영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알파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녀석이었다. 나는 알파를 통해 실험체가 우수한 생물일수록 완전한 크리처 생성의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1년이 넘어갈 무렵,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실험실로 돌아왔을 땐 알파가 실험체 대다수를 학살한 후였다. 그건 그야말로 '폭주'였다. 알파가 자신의 동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능한 크리쳐처럼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하던 중, 알파는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과다출혈. 마지막에 있던 폭주 이후 알파는 평범한 실험생물로 돌아갔고, 평범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 전조는 거의 없었다. 사망 후 재생 속도가 차츰차츰 느려지기 시작했던 것 외에는…….
부작용 없이 인간에게 C.V를 쓸 수 있다면, 국내의 군사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겠지.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새해를 맞이하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하늘을 보며 별자리를 따라 그리던 일,
 
호시미야는 전부 기억해냅니다.
 
호시미야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이성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이성치 1 차감
 
호시미야 아스카:(..입 다물고 서랍 쪽으로 갑니다.)
 
kp: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 중 한칸만이 잠겨있네요.
 
호시미야 아스카:(아까 받은 열쇠 꺼내서 맞춰봐요.)
 
kp:호시미야가 열쇠를 사용한다면 서랍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호시미야 아스카:(편지 열어봅니다.)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지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렇습니다.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이 여태 죽인 크리쳐는 총 몇 마리,
 
아니,
 
몇 명인가요?
 
이성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이성치 1 차감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그 기간은 호시미야로서 짐작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3일 이상 노출되었던 류야는?
 
류야의 뺨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류야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토 류야:호시미야, 나...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류야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류야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류야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호시미야 아스카:선배....
 
kp:1
2
 
이성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kp:이성치 4 차감
어느 순간, 류야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어느 순간, 류야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호시미야가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류야가 호시미야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호시미야는 대응할 틈도 없이 류야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호시미야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류야의 얼굴이 비칩니다.
 
kp:HP 1 차감
 
이내, 류야는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호시미야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류야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류야는 보이지 않습니다.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호시미야를 공격한 류야는 폭주 상태로 건물의 가장 높은 곳까지 향합니다.
 
kp:호시미야는 류야를 따라가나요?
홀로 탈출해도 좋습니다.
 
호시미야 아스카:(따라갑니다.)
 
.
 
.
 
.
 
6. 옥상
 
후들거리는 다리는 호시미야가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류야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호시미야는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류야가 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류야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크리쳐라도 괜찮다고 했던가요?
 
글쎄요.
 
류야는 호시미야가 아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죠.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 지금, 류야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호시미야뿐입니다.
 
류야는 힘이 주는 권력에 반쯤 취했습니다.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서 자신의 우월감을 만끽합니다.
 
97%의 헛소리를 하며, 자신을 찾아온 호시미야를 귀찮게 여기고 공격합니다.
 
...
 
류야와 호시미야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호시미야 아스카:(총을 안쓰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kp:지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지능 판정 할게요)
 
지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분명 알파형 크리쳐의 폭주를 진정시키는 방법은 '리셋'이었죠.
 
그러나 또 하나의 방법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호시미야는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를 기억해냅니다.
 
무엇을 하든, 선택은 당신의 몫이지만요.
 
이토 류야: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호시미야 아스카:자장가..! (자장가..시도해봅니다.)
깜짝아...
 
류야는 폭주상태로,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휘두릅니다.
 
호시미야는 자장가를 시도합니다.
 
지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8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토 류야:
비무장
기준치: 60/30/12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류야의 주먹은 호시미야를 아슬하게 빗겨나갑니다.
 
정신력 판정
 
호시미야 아스카: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호시미야는 마력 5를 소모해 주문을 시전합니다.
 
호시미야가 주문을 외우고 전투가 종료되면 A시가 폭파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5분 남짓, 다소 진정된 류야는 호시미야의 품속으로 넘어집니다.
 
이토 류야:...하아?
막 껴안지 말아줄래?.... (본인이 넘어진거임)
 
호시미야 아스카:...이건 공주님 안기도 아니고..아, 류야 씨 안기랬나.
 
이토 류야:.............류야 씨 안기라는 말도 하지마, 그냥 하지 마, 그냥 말하지 마. ...(...) .
 
호시미야 아스카:뭐야, 이제 와서 부끄러워 하시는건가요? 지금 몸 상태는 괜찮고요?
 
이토 류야:하아? ....안 부끄럽거든? (너 한번 노려보고) ...멀쩡해. ...무슨 일이 있었는진.. 잘 모르겠지만.
 
이후,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전장을 이탈하거나, 다시 AOC로 돌아갈 수도 있겠네요.
 
혹은 상부에 침입해 이 일을 꾸민 사람들을 전부 죽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호시미야 아스카:AOC로 돌아가는건 죽어도 싫고...역시 이걸 여기서 끊어버려야....(중얼중얼..)
 
이토 류야:뭘 그렇게 혼자 중얼거려...?
 
호시미야 아스카:선배..솔직히 이 짓도 지긋지긋하지 않아요?
 
이토 류야:..... 모르겠어. ...이미 몸은 변해버렸고... 돌이킬 수도 없고.
그렇게 말하는 본인은 이 상황이 지긋지긋한가보지?
 
호시미야 아스카:그렇지 않았으면 말도 안꺼냈거든요~
AOC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고..어차피 떠날거..그냥 한번 엎고 가자 이 말이에요.
 
이토 류야:엎어버리자고?... 어차피 시민들은 최강의 인류를 필요로 할텐데.
..그래도 확 갈겨버려....?
 
호시미야 아스카:마지막에 힘을 합쳐 만악의 근원을 없앤다~정도는 흔히 있는 얘기라 생각하는데.
말은 이렇게 해도, 결국 누가 만악의 근원..그러니까 원인제공자인지는 제대로 모르지만요.(머리 긁적..)
 
이토 류야:..그러면 네 속이 풀리겠어?
난 상관 없는데
 
호시미야 아스카:상관 없으면 도와줘요. 이것도 하나의 복수? 비슷한 거라 생각하고. 당하고는 못사는 성격이잖아요.
 
이토 류야:... (픽 웃어요) 뭐 그런 말을 들으니까, 지금까지 당한게 짜증나는 거 같기도 하고...
우리 둘이서 뒤엎을 수 있다면, 해보는 것도 재밌겠지...
 
호시미야 아스카:그럼 결정 난거죠? 엎으러 가요. 그 뒤에는 잊고 있었던 자유와 휴식을 느낄 수도 있겠네요.
 
이토 류야:...그래 그럼. (너 흘깃보고) 끝나고 오조니라도 먹을까? 새해잖아.
 
호시미야 아스카:새해 느낌 나서 좋네요! 맛있겠다...생각하니 배고파졌어요.(;)
 
이토 류야:하아~ 이 상황에 배고파도 되는 거냐고?....(당연하지... 초코바 밖에 안 먹었잖아.)
이따 맛있는 거 사줄게. 가자, 준비 됐어?
 
호시미야 아스카:네~바로 가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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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검은색 의자에 앉아있던 마지막 사람이 뒤로 넘어가며, 회의실 내부는 혈향과 살덩어리로 채워졌습니다.
 
코를 찌르는 냄새에 미간을 좁히며 밖으로 나간다면 총을 느슨하게 든 류야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이토 류야:이쪽 정리는 끝났어.
 
복도 너머에서부터 류야가 있는 곳까지, 길게 핏자국이 이어집니다.
 
이걸로 당신과 류야의 복수는 종료되었지만…….
 
뒤이어 찾아올 혼란은 아무것도 모르는 안전지대 시민들의 몫이겠죠.
 
창밖, 검은 어둠 위로 새파란 야경이 번집니다.
 
목줄이 사라진 목은 허전할지언정 춥지 않습니다.
 
류야와 호시미야는 가볍게 손을 맞잡습니다.
 
그렇게 혼돈에 빠진 세상을 뒤로하고,
 
앞으로, 또 앞으로.
 
ED 2. 클리셰 SF 세계관의 인간도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어!
 
호시미야, 류야 생환. 호시미야와 류야는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
myo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