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리] 이브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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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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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에는 어째서인지 끝없이 비가 내렸습니다.
 
저택 근처의 작은 동산마저 희미하게 보일 만큼 날은 흐렸고,
 
계속되는 폭우에 온 저택이 곰팡이가 슨 것처럼 눅눅했습니다.
 
응접실에 앉아 무료히 시간을 보내며 가지 않는 시간을 탓하던 날들이었습니다.
 
그날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그저 그런 하루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늦은 오후,
 
젖은 생쥐 꼴로 달려들어 온 우체부가 내놓은 소식은 그의 무례를 지적할 수도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죠.
 
-주■■ 씨, 실족으로 사망.
 
실족? 사망? 주■■이라면...
 
당신의 아버지입니다.
 
분명 가족이지요.
 
아버지의 죽음.
 
입속으로 다시 되뇌어봅니다.
 
의문과 혼란스러움이 머릿속에 가득 차오르는 것도 같습니다.
 
당신의 곁에서 어지러움에 휘청이는 어머니를 붙잡아 위층으로 올려보내면,
 
굳은 얼굴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는 리치가 보입니다.
 
그녀는 아비를 잃은 자치고는 너무나도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그 얼굴이 웃는 것처럼 보이던가요, 우는 것처럼 보이던가요.
 
주리치:...장례를 치러야겠네. 그치, 오빠?
 
주용하:어어..
리치..좀 낯설다ㅋ
 
주리치:z
아무래도
아빠가 죽어서
충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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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수선한 집을 정리하고 앓아누운 어머니를 잠깐 살피니 어느덧 저녁 시간입니다.
 
정리한다고는 했지만...
 
아직 온 집안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어서, 저녁 식사는 그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아직 온 집안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어서, 저녁 식사는 그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주용하:두번이나..
알겠다고 안 먹으면 되잖아
 
::
ㅅㅂ ㅜㅜㅜㅜㅜ
 
휴식도 취할 겸 서재로 갈까요? 그곳은 조용할 테니까요.
 
주용하:서재로 가볼까 비록 저녁은 굶었지만
 
주용하 서재로 가요
 
붉은 벽지와 짙은 고동색의 책장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리치의 증조부가 도서 수집에 취미가 있으셨다던가요.
 
::진짜안어울리네
 
3층까지 뚫어놓아 다른 방보다 훨씬 높은 천장에는 둔탁한 느낌을 주는 금빛 촛대가 대롱거리고 있습니다.
 
주용하:
 
온 방을 휘감은 걸로도 모자라 천장까지 닿은 책장에 다홍빛, 암녹빛으로 반질거리는 금박 양장 도서들이 한가득 꽂혀있군요.
 
책장 사이사이 집안사람들의 사진이 하나씩 걸려있습니다.
 
주용하 촛대봐요
 
주용하:이거 팔면..얼마정도
 
::말안끝낫는데 하아
 
주용하:
 
주용하 아가리닥침
 
휴식을 취하기엔 더없이 좋은 공간이나 왜인지 아버지와 리치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잘 출입하지 않았죠.
 
마침 리치도 아버지의 일로 바쁠 터이니 당신이 이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소파에 앉아 몸을 늘어트리면, 어디선가 달콤하기 그지없는 향기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말끝남
 
주용하:좋은 향기가 나는군
 
::좋은 향기가 납니다...
 
주용하 사진봐요
 
::가족 모두를 그려 넣은 단체 사진도 가끔 보이지만, 그보다는 개인의 초상이 여러 개 걸려있네요.
죽은 아버지와 당신 어머니의 초상도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지금보다 어딘가 어려 보이는 리치의 사진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라? 당신도 분명 어머니와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요.
당신의 것이 보이질 않습니다.
 
주용하:주용희 사진만 넣어놨네
편파하네
 
::ㅜㅜㅜㅜ
향기나는거 안찾는지???
 
주용하:
아니 향기만 난다고해서
끝인줄..
향기가 어디에서 나는걸까나 ㅋ
 
주용하 서재 뒤져요
 
::향기의 근원은 짙은 붉은빛이 도는 사과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금속질감이 도는 것이 아무래도 사과모양 조형물인 모양입니다.
. 달짝지근하지만 기분 나쁘진 않은 향기가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네요.
탐스러운 붉은빛에 매혹적인 향을 풍기는 것이 마치 성서 속의 선악과처럼 보입니다.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뭐 이런걸 다
 
주용하 가져가요
 
::
용하는 ... 사과를 챙깁니다
 
주용하:서재에서 다 쉬었나..
 
::이왕 서재까지 온 김에 구경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탁자]와 [책장], [액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주용하 탁자봐요
 
::푹신해 보이는 소파 옆에 자리 잡은 탁자입니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던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주용하:이 서랍은 뭐지
 
주용하 뒤적뒤적
 
::3개인데
어떤거부터
 
주용하:차례대로 봅시다
레터 나이프와 라이터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작은 알사탕이 가득 들어있는 단지가 들어있습니다. 설탕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주용하 다챙겨요
 
욕심쟁이
 
주용하:
알사탕은 하나 먹고 넣어놔요
파기된 이면지들 아래로 갈색 서류봉투 하나가 보입니다.
 
주용하:음 이건 뭐지?
 
주용하 사탕 먹으면서 서류봄
 
::서류봉투는 밀랍으로 단단히 봉해져 있습니다.
 
주용하:다뜯어~
주인 이제없어~
 
::용하는 서류봉투를... 어떻게 뜯나요
힘으로?
 
주용하:이빨로..ㅋ
 
::
 
주용하:아 맞아
나이프
사람이 머리를 써야지
 
::ㅜㅜㅜㅜㅜ
탁자의 서류 봉투를 레터 나이프로 열어보면, 새하얀 종이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용하가 종이를 꺼내 읽어보려고 하는 순간 리치가 나타나 말을 겁니다.
 
주리치:오빠!
 
주용하:엉?
뭐야 바쁜거 안 보여?
 
주리치:여깄었어? 왜?
??
 
주용하:왜긴..
쉬려고 왔지
 
주리치:오빠가 서재에서..?
 
주용하:나 방도..있냐?
 
주리치:오빠가 책도읽어..?ㅋ
 
주용하:
기분 전환을
하려고
방해하지 말고 가서 놀아
 
주용하 훠이훠이
 
주리치 오빠가 들고있는 서류봉투 봐요
 
주리치:그거 이리 줘...
 
주용하:같이보게?
 
주리치:아니
ㅋㅋ
뭘 같이봐!! 내꺼야
 
주용하:주리치 착한줄 알았는데..
 
주용하 서류봉투 가지고 튀어요
 
주리치:아니
야!!! 주용하!!
 
주리치 아오
 
주용하:오빠한테 주용하가 뭐야
 
주리치:사람이 달라고 말을했죠??
내꺼라니까!!
 
주용하:니껀데 왜 서재에 있는데~
 
주리치:아 오빠...제발..
내꺼....헉..헉..내꺼.ㅇ라고 .ㅜ
 
주리치 따라가다가 숨참 ㅜㅜ
 
주용하:아놔
 
주리치:오빠 ㅜㅜㅜㅜ
 
주용하:그래 가져라 가져
아이고 다 가져가네
 
주리치:아니 ㅜㅜ
원래 내꺼라구 ㅜㅜㅜ
아 주용하 진짜 ㅜㅜ
 
주용하:이게 뭔데?
 
주리치:오빠는 몰라도 돼...
알면 다쳐...
 
주용하:웃기네
 
주리치 오빠 머리 쓰다듬어요 ㅋ
 
주용하:
 
주리치:더 커서 와
알앗찌 ??
 
주용하:뭐 잘못 먹었어?
 
주리치:웅.. 오빠는 저녁 안먹었지
나는 스테이크 먹었다..
 
주용하:아직..
이 녀석 혼자만..
내 저녁은??
 
주리치:오빠 다이어트 한다며
몸 만든다며
 
주용하:아 내일부터 할거야
나도 스테이크 줘
 
주리치:12시 지났어
방에 가서 자 ~
 
주용하:서재 갈건데 ㅋ
 
주리치:방에 가서 자!!
 
주용하:여기 잠들지 않는 저택인가..
 
주용하 궁시렁대면서 방가요
 
::일낫네 주리치 한테 관찰판정해야되는데
까먹음
 
주용하:
 
주용하 가면서 매의 눈으로 리치관찰함
 
관찰 판정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용하는 배고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방에 가서 쉬는 편이 좋겠어요
 
주용하:하 스테이크만 먹었어도
 
주리치:...오빠 잘 자!
리치 꿈 꿔ㅎㅎ
 
주용하:잘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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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연이은 폭우로 다소 느긋하게 진행될 거란 예상과 달리,
 
리치는 빠른 속도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사인은 실족사.
 
절벽 아래로 떨어져 시신을 수습할 수도 없으니 빈 관 하나를 짜 맞춰 묻으면 그만이라면서요.
 
어젯밤 당신이 돌아간 이후 일을 진행한 모양입니다.
 
주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저택의 모든 이들은 그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커튼을 검은 것으로 교체하고,
 
홀을 장식하던 태피스트리를 때어냅니다.
 
검은 칠을 한 향나무 관이 마련되었고 그 안은 시신을 대신해 아버지의 물품들과 꽃으로 가득 채웁니다.
 
늘 피우던 상쾌한 향 대신 무겁고 매캐한 향이 가득합니다.
 
장례를 치를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하자 폭우를 뚫고 조문객들이 하나둘 도착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도 아버지의 마지막을 추모하러 꽤 많은 이들이 참석해주었습니다.
 
그들은 검은 우산 아래로 슬픈 눈을 하며 관속에 하얀 국화를 한 송이씩 던져줍니다.
 
시간이 얼마간 지나면 엄숙한 얼굴의 사제가 기도문을 읊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피로함을 느끼며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자리를 옮깁니다.
 
숨 막히는 정적에 질식할 것 같던 기분이 나아짐을 느낍니다.
 
아버지의 관이 이동할 자리,
 
후원의 가족묘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멀리서 검은 형체가 하나 보입니다.
 
우산도 없이 거세게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리치입니다.
 
관찰 판정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비 오는데 우산은
 
비가 그의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이 보입니다.
 
저 물 자국 사이에 어쩌면 그의 눈물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시선을 조금 내리면...
 
묘하게 비틀려 웃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입술이 눈에 들어옵니다.
 
...웃다뇨?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1d3
 
주용하:
rolling 1d3
 
(
2
 
)
 
 
=
2
 
::이성 -2 도덕심 -2
도덕심... 원래 없을거같은데
 
주용하:
도덕심 만드는중
 
의연한 척을 했다지만 리치도 속으론 더할 나위 없이 슬플지도 모르겠습니다.
 
봐서는 안 될 그의 치부를 본 것만 같아 어쩐지 귓가가 달아오르는 것 같아요.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에게로 다가갑니다.
 
물기를 머금은 잔디가 버석대는 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들려옵니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오자 생기 없이 탁해진 리치의 눈동자가 당신에게로 향합니다.
 
주리치:오빠...
착한줄 알았더니 혼자 우산쓰네...
 
주용하:
 
주리치:나 우산 안 씌워 줘?
 
주용하:양장우산이다
 
주리치:하..착한줄알았는데...
 
주용하:너 우산은 어디에 두고
 
추위에 파랗게 질린 입술이 묘하게 시선을 잡아끕니다.
 
주리치:몰라...
오빠는 왜 그렇게 멀쩡해보여?
사실 나도 별로 안슬프긴한데 ...
그래도 슬픈척은 해야지...
 
주용하:
 
주리치:오빠 나 추워
 
주용하:ㅋㅋ안겨 ㅡ
 
주리치:ㅋㅋㅋ
나 다 젖었는데...
 
주용하:유혹..인가
 
주리치:
매혹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빠....
나 추워.....ㅜㅜ안아줘
 
주용하:아~ 갑자기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방으로 가고싶네 ㅋ
 
주용하 리치 안고 키갈함
 
주리치:ㅠㅠㅠ
오빠
키스 실력... 늘었네?
연습했어?
 
주용하:알사탕묶기 가능
 
주리치:언년이야
누구야
 
주용하:몰라 기억 안 나
 
주리치:하....
머리 아파 오빠
 
주용하:일단 집으로 가자
옷도 좀 갈아입고
 
주리치:응...
 
그는 의지할 곳이 필요한 듯 당신에게로 거리를 좁히고...
 
듣기 판정
 
주용하: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물린 그의 입술이 살며시 벌어집니다.
 
두 사람이 내쉰 숨이 섞일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는 작게 속삭입니다.
 
주리치:..오빠 안아줘
 
주리치 팔 벌려요
 
주리치:안아줘!!
 
주용하 꼭 안아줘요
 
주용하:아까도 안아줬잖아
어리광만 늘어서는
 
주리치:공주님안기해서
들고들어가달라는뜻
빨리~~~!!
 
주용하:우산 들고있어봐
 
우산 들어요
 
주리치:
 
주용하:
 
주리치 우산 들어요
 
주용하:제가 들겠습니다
 
주리치:ㅜㅜㅜㅜㅜㅜ
 
주용하 리치 공주님 안기해줘요
 
주리치:내가 들게 ㅜㅜ우산 ㅜㅜ
 
주용하:그냥 비맞으면서 가지뭐
 
주리치:오빠도 다 젖잖아.....
고마워 오빠
 
주용하:우리 리치 다 컸네
 
주용하 엉덩이 주물주물
 
주리치:ㅜㅜㅜㅜ
 
주리치 오빠 꼬옥 안아요
 
멀리서 종소리가 두어 번 들려옵니다.
 
...장례가 곧 끝날 모양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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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의 방]
 
::방도있네
출세했네..
 
주용하:
여기가..내방?
욕조가 아니야..하하하 더 때려주세요
 
::
 
장례를 마치고 손님들을 배웅하자 어느덧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용인들은 평소보다 일찍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고,
 
저택은 고요하기 그지없습니다.
 
장례 내내 퍼붓던 비는 여전합니다.
 
장례를 일찍 치른 것이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분명 내일 아침이면 집으로 오는 길이 침수될 것입니다.
 
고단한 하루였으니 슬슬 잠자리에 들도록 할까요.
 
죽은 자에게는 내일이 없다지만,
 
당신은 이다지도 분명하게 살아있으니까요.
 
용하가 방으로 들어가 잠에 들 준비를 하면,
 
어째서인지 오늘밤은 잠이 오지 않습니다.
 
이유를 대자면 그 무엇을 붙어도 좋을 테지요.
 
고요한 가운데 멀리서 천둥소리와 빗소리가 들려오고.
 
째깍,
 
째깍,
 
시계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주용하 누워서 시계소리듣는중
 
똑똑.
 
적막을 깨트리며 두꺼운 나무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주용하:누구야~
 
주용하 벌컥
 
주리치:오빠...
 
리치?
 
용하가 문을 열어주면,
 
어쩐지 허여멀건 낯빛의 리치가 잠옷 차림으로 서 있습니다.
 
그는 우물쭈물하더니,
 
오늘따라 잠이 오지 않는다며 함께 있어주길 요청합니다.
 
주리치:오빠... 오늘만 같이 자주면 안 돼?
 
주용하:들어와
나도 마침 잠이 안오던 참이라
 
주리치:오빠 오늘따라
왜 그렇게 다정하지?...
 
주용하:귀찮게 아네 그럼 가던가
 
주리치:
아!!
잘못했어 ㅜㅜ
같이 자 줘
 
주용하:됐어 난 서재갈거야
 
주리치:왜!!
 
주용하:아까 조사못한 책장과 액자가
 
주리치:거기 가지 마 ㅜㅜ
 
주용하:계속 눈에 밟
 
주리치:그걸 왜 봐
나야 서재야
ㅡㅡ
 
주용하:당연한 소리를
서재지
 
주리치 오빠 발로 차요
 
주리치:가라 가!!
ㅜㅜㅜㅜㅜㅜㅜ
흐아앙 ㅜㅜㅜㅠ
나빴어
오빠 짜증나....
 
주용하:오빠 베개 안고 자고있어
 
주리치:왜..ㅜㅜㅜ
진짜 서재 가게?...
 
주용하:지금 때가 아닌가..?
 
주리치:때..?
 
주용하:시간
 
주리치:
아니 그걸 몰라서 물어본게 아니라
 
주용하:
 
주리치:ㅜㅜ 나 혼자 있기 싫다구
 
주용하:알았어 자자
 
주용하 침대에 누워요
 
주용하 침대 킹사이즈예요
 
주리치:
헤헤
난 좁은게
좋은데..
 
주용하 방금 반으로 줄였어요
 
주용하:오늘만 줄여놨다
 
주리치:
 
그 순간,
 
용하는 어디선가 둘을 쳐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관찰 판정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아무리 둘러봐도 당신과 리치뿐.
 
주위에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많이 피곤한 모양이에요.
 
서둘러 잠자리에 드는 편이 좋겠어요.
 
주용하:많이 피곤했나?
 
주용하 리치가슴베고잠들어요
 
주리치:
...
주용하 착한 줄 알았더니
....
 
주리치 아몰라 오빠 안고 자요
 
주용하:그렇지만 눈앞에 ㅋ
 
주리치:
오빠 애기네
 
주용하:
 
주리치:알았어~~~
 
주리치 오빠 머리 쓰다듬어요 ㅋㅋ
 
주용하:아 다 컸다고~
이제 괜찮아졌냐
 
주리치:뭐가...
원래 괜찮았어
 
주용하:아까 잠 안 온다며
 
주리치:오빠랑 있으니까
괜찮아
 
주용하:그래 잘자라
 
주리치:오빠두
내 꿈꿔
약속~
 
.
 
.
 
.
 
[식당]
 
종일 비가 내려서일까요,
 
온 집안이 음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볕이라도 들면 좋을 텐데 하늘은 맑아질 기색이 없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도 썩 개운하지가 않군요.
 
어영부영 시간을 흘려보내면,
 
사용인이 다가와 어머니께서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노라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러고보니 벌써 식사 시간이군요.
 
주용하:배고프다
 
주용하 식당가요
 
주용하:아 맞다 리치는
 
용하는 식당으로 향합니다.
 
::딱히 입맛은 없으나 식사를 거르는 것보다는 뭐든 나을 테지요.
ㅋㅋ
 
딱히 입맛은 없으나 식사를 거르는 것보다는 뭐든 나을 테지요.
 
주용하:
입맛 엄청 넘쳐나느중
 
식당으로 향하면,
 
주용하:스테이크 내놔
 
먼저 도착한 어머니와 리치가 용하를 반겨줍니다.
 
주용하:주리치..
혼자만 가고
 
주리치:...아니
오빠가 늦장 부렸잖아
...
 
곧이어 사용인들이 음식을 하나 둘 내오기 시작합니다.
 
잘 익은 비프 스테이크,
 
베이컨을 넣은 크림 스튜,
 
닭가슴살과 토마토를 곁들인 샐러드,
 
바게트와 버터,
 
김치
 
쌀푸딩… 주방장의 솜씨는 저택을 휩쓴 비극에도 변함없이 훌륭하군요.
 
주용하:한국인은 김치지
 
주리치:그럼그럼
내가 내오라고 했어
오빠 많이 먹어~~
 
주용하:잘했다
 
주리치:스테이크 먹고싶어했잖아
내가 썰어줄까?
 
주용하:그러던가
 
주리치 스테이크 썰어요
 
주용하 입벌리고 기다림
 
주리치:
오빠는
아직도 애라니까...
 
주리치 입에 넣어줘요
 
주용하 받아먹어요
 
주리치:맛있지
 
주용하:역시 동생이 썰어주는 스테이크가 최고지
리치 짱~
 
주리치:ㅎㅎ
 
어느정도 식사가 마무리되자 넵킨으로 입가를 닦은 어머니가 입을 엽니다.
 
어머니:...그나저나 슬슬… 네 혼처를 찾아볼 때가 됐지.
 
주용하:누구..저요?
 
어머니:그럼 네가 먼저 가야지
물도 위아래가 있는데.
순서 지키렴..;
 
주용하:
결혼은 좀
 
갑자기 결혼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용하가 당혹감을 표출하든, 반발하든,
 
그녀는 여상한 태도로 말을 이어갑니다.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타계하셨으니 하루 빨리 더 좋은 혼처를 찾아봐야 하지 않겠냐고요.
 
한창 바쁘다는 이유로 우유부단하게 있다간 적정기를 놓치기 십상이라며 설득을 계속합니다.
 
그리 말하는 얼굴은 이미 마음을 굳힌 듯, 완고할 뿐입니다.
 
이를 어쩌죠?
 
문득 리치에게 시선을 주면…
 
심리학 판정
 
주용하: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30
판정결과: 실패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꼴랑 10으로
두번이나 돌리다니
 
주용하:
 
일견 당황한 것처럼 보이는 얼굴입니다.
 
당신과 시선이 마주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옅게 웃어주네요.
 
주용하:난 가기 싫다 (라고 눈빛보내는중
 
주리치:오빠는 아직... 덜 컸는데...
 
주용하:노루하같은 여자 걸리면 인생 망하는거야
 
주리치:
 
주용하:그럼그럼
 
주리치:...그 언니 그래도 돈 많잖아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기 무섭게 어머니의 헛기침 소리가 들려옵니다.
 
왜인지 못마땅한 낯이던 그녀는 용하에게 조만간 결혼 상대로 적합한 이들을 추려보겠다며 말을 건네고선 식당을 빠져나갑니다.
 
주용하:장례식하자마자 갑자기 결혼하게 생겼네
 
.
 
.
 
.
 
[응접실]
 
생각도 못 한 결혼 이야기를 들어서일까요?
 
미묘하게 축 처지는 게,
 
응접실 소파에 기대 무료히 시간이나 죽이던 때였습니다.
 
주용하 시간죽이는중
 
방 한구석의 커다란 괘종시계에서 시계 소리가 똑똑 들려옵니다.
 
적막 속에 잠이 들려던 찰나,
 
문이 열리며 리치가 응접실로 들어섭니다.
 
그는 편하게 풀어헤친 차림에 양손 가득 크고 작은 상자를 가득 들고 있군요.
 
주리치:아, 오빠... 방으로 안 올라갔어?
 
주용하:어 그냥
그거 뭐야?
 
그는 가져온 상자들을 탁자 위에 쌓아둔 채 맞은편 소파에 앉습니다.
 
주리치:음.. 그냥, 아빠 방 정리하다가 들고 왔어.
비싸 보이길래...
 
주용하:팔아서 용돈마련하려고
 
주리치:몇 개 슬쩍..
 
주용하:왠지 나보고 서재 가지말라하더니
혼자 독식하네
 
주리치:
아 아니 아빠 방에서
가져왔다구
서재말고..
ㅜㅜㅜ
 
주용하:서재도 털고 아빠방도 터는거 아녔어?
 
주리치:서재는 들어가지 마.
별로.. 비싼 것도 없더라
 
주용하:그러겠지..이미 다 털렸을테니..
 
주리치:....
 
::상자와 리치 조사 가능
 
주용하:그나저나 너는 옷을 왜 다 풀어헤치고 있냐
 
주용하 리치봄
 
::그녀는 상자를 하나씩 열어 천천히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버릴 것과 필요한 것인 모양이에요.
그 행위를 지켜보다 문득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면, 리치와 시선이 마주칩니다.
훔쳐보다 들킨 것처럼 잠시 적막이 흐릅니다.
 
주리치:..그냥 편하게 입은 건데?
집에서 이렇게 다니지도 못하나...
 
아 정신력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감소 없음
 
주용하:평범한 리치인듯하다
상자 뭐 도와줄까?
 
주리치:아니 됐어
거의 다 했어
딱히 비싼거라 그런 건 아니고 ㅋ...
 
주용하:
치사해서 안 가져가
 
::서류가 잔뜩 든 상자부터 망가진 만년필이 가득 든 상자까지.
잡동사니라고 해도 손색없을 것들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습니다.
그의 출입으로 소란스러웠던 것도 잠시, 응접실엔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문득 그가 오빠, 하고 당신을 부릅니다.
 
주용하:
 
::리치를 바라보면 그는 상자 더미 속에서 얄팍한 검은 종이상자 하나를 당신에게 내밉니다.
 
주리치:음... 아빠가 오빠한테 선물하려던 것 같아서.
 
주용하:그래?
 
주용하 열어봐요
 
상자를 받아 열어보면,
 
...이게 대체...?
 
애완견에게나 채울 개목걸이 하나가 붉은 벨벳에 감싸져 있습니다.
 
투박한 검은 가죽에 쇠로 된 버클까지...
 
절대 아버지가 자식에게 선물할 물건이 아니잖아요.
 
주용하:나 개 안 키우는데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개를 키우지도 않는걸요.
 
::용하 착한줄 알았는데 대사 가로채네
 
주용하:
 
혼란함에 리치를 쳐다보면,
 
그녀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당신과 눈을 맞춥니다.
 
관찰 판정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입니다.
 
착각이겠죠...?
 
리치가 실수한 것이 분명합니다.
 
주용하:흠..
 
그녀가 인간에게 개목걸이를 선물로 줄 위인은... 아니...겠죠...?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개도 같이 주려했나보지
 
그는 당신의 혼란함을 알아챈 듯 상자 속을 들여다보고는, 작게 탄식하며 제 미간을 긁적입니다.
 
주리치:아... 미안.
다른 상자랑 섞였나 보네.
괜찮지? 화난 건 아니지, 오빠?
 
주용하:화날 것 까지야..?
선물이니까 갖고는 있을까
 
주리치:아니야, 그거 말고
다른 거 있어
 
주용하:뭔데
 
그녀는 당신에게서 상자를 돌려받고는 비슷한 검은 상자를 다시 건네줍니다.
 
조금 미심쩍은 기분으로 열어보면...
 
고급진 넥타이 하나가 보입니다.
 
주용하:아 이런거 답답해서 싫은데~
 
검은빛 벨벳으로 만들어진 넥타이입니다.
 
주리치:
마음에 안들어..?
 
주용하:
 
주리치:개 목걸이 줄까..?
 
주용하:비싸니까 봐준다
넥타이주세요
 
주리치:
왜... 오빠 사실
개목걸이도 어울릴거같은데...
 
주용하:
말이 되는 소릴
 
주용하 리치 딱콩
 
주리치:
진짜 넥타이 가질거야?
 
주용하:선물이라며?
 
주리치:맘에 안드는 거 같길래...
 
주용하:선물은 다 좋지
 
주리치:그래 그럼... 지금 해볼래?
 
주용하:흠..
 
주용하 넥타이 대충 걸침
 
주리치:뭐야 이게ㅜㅜ
오빠 넥타이 매는 법도 몰라??ㅜㅜ
내가 매줄게
 
주용하:없어도 잘 살아
 
주리치:하...
 
주용하:한번 해봐
 
주리치:아무렇게나 하고다니면 취객 같잖아 ㅜㅜ
 
주용하:
종종 취해있긴하지
 
주용하 리치한테 가까이 몸숙여요
 
주리치 오빠 딱콩
 
주용하:
때리라고 숙인게 아닐텐데
 
주리치:
알았어
고개는 좀 들어봐
 
그녀는 당신의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 달라 부탁합니다.
 
주용하:?이렇게?
 
고개를 들고, 목덜미를 드러내자 리치는 넥타이로 목을 둘러 감쌉니다.
 
리치의 시선이 당신의 목덜미에 닿는 것 같다고 생각하자,
 
등에 힘이 들어가 자세가 부자연스러울 만치 뻣뻣이 세워집니다.
 
주리치:오빠 가오 부리네
 
주용하:나보다 약한 놈들은 내 위에 어쩌고
 
주리치 오빠 딱콩
 
곧 천이 스치는 소리가 나고 그가 매듭을 지으려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매무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손가락이 바삐 움직입니다.
 
어쩐지 손가락이 쇄골을 은근히 스치는 것 같은데…
 
고의일까요?
 
억겁 같던 시간이 지나고 그가 됐다며 당신의 목에서 손을 떨어뜨립니다.
 
볼이 붉어지진 않았겠죠?
 
묘한 수치심이 당신을 자극합니다.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1d3
 
주용하:
rolling 1d3
 
(
1
 
)
 
 
=
1
리치 손놀림 90이니
 
주리치:아무래도...
 
리치를 쳐다보면, 그는 예의 탁해진 눈동자로 당신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주리치:오빠
 
주용하:응?
 
주리치:넥타이 잘어울린다...
 
주용하:그럼 안 어울리는게 없지
 
주용하 가오살아요
 
주리치:맞아... 개목걸이도 어울릴 거 같은데...
 
주용하:
아 그런건 차서 뭐하는데
 
주리치:...
아쉽다...
사실 그거 내가 준비한거거든....
 
주용하:ㅋ 그렇게 개가 키우고 싶었어?
 
주리치:
이름은 용하라고
지으려구
 
주용하:뿔달린 검은녀석으로 ㅋ ㅋ
 
주리치:다크용하..어때?
 
주용하:나중에 한번 사러가자 그럼
 
주리치:진짜?
 
주용하:키우고 싶다는데 키워야지
 
주리치:그럼 목걸이 하나 더 사야겠네
이건 오빠꺼
 
주리치 손에 개목걸이 쥐어줘요
 
주용하:ㅋ저기 저는 왜
 
주리치:어울릴거같아서...
왜? 싫어?...
 
주리치 시무룩
 
주리치:선물은 다 좋다며....
 
주용하:줬으니까.. 갖고는 있는다
안 찰거야
 
주용하 휙낚아챔
 
주리치:...왜..
한 번만
응?
한 번만 해보지...
신경써서 고른건데...
 
주용하:개목걸이를 누가 차
너나 차라
 
주리치:하아...
초커같은건데
 
주용하:아 그런가?
 
주용하 솔깃..
 
주리치:오빠 패알못이네...
 
주용하:패알못이라니
야 한번 차봐
 
주리치:내가 왜???
그거 오빠거라니깐
 
주용하:아니 나 말이야
 
주리치:
 
주용하:내가 초커가 뭔지 보여주낟
 
주리치 오빠 목에 개목걸이 채워줘요ㅋㅋ
 
주리치:오빠는
넥타이보다 이쪽이
어울려...
 
주리치 오빠 머리 쓰담아요
 
주용하:나도 정장같은건 별로 취향 아니긴한데..
뭔가 애매하다..?
 
주리치:왜? 맘에 들지 않아?
 
주용하:아니 뭐..괜찮나?
 
주용하 대가리글적
 
주리치:넥타이는 .. 뭐 팔던가 하구 ... 내꺼 하구 다녀ㅋ
 
주용하:아니 이걸 계속?
그건 좀...
 
주리치:흠...
맞아 그건 좀.
내 앞에서만 해 그럼 ㅋㅋ
 
갑작스럽게 응접실의 문이 열리며 용하의 어머니가 들어옵니다.
 
주리치:
 
주용하:
 
주리치 오빠 뒤로 숨겨요..;
 
주리치:
나도 당황
 
주용하:무슨 일로
 
주리치:당황스스럽다 .;아 ;
 
주용하 목 만지작
 
주용하:
넌 왜
갑자기 놀라
 
주리치:아아니
 
어머니:아, 둘 다 여기 있었구나
방에 가도 없길래, 걱정되어서...
 
주용하:짐 정리하고 있었어요
 
어머니:...그래..?
용하야... 근데 목에 그거 뭐니?
 
주용하:초커..?
 
어머니:...? 요새 애들은 참....
 
눈물로 퉁퉁 붓고 안색이 썩 좋지 않은 부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그녀는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들어가 자라며,
 
너희 둘마저 몸이 축난다면 저는 제 명에 살지 못할 거라며 말을 늘어놓다 응접실 밖으로 사라집니다.
 
주리치:아.. 깜짝 놀랐네
..ㅋ....ㅜㅜ..
 
주용하:아버지 돌아가시고 많이 안 좋으신가본데
팔아먹으려다가 들켜서
놀랬냐
 
주리치:하..몰라... ㅋㅋ
이건 비밀로 해야지
 
방안에 가득 찼던 뜨거운 열기는 문밖에서 불어온 찬바람에 씻겨나간 지 오래입니다.
 
리치를 쳐다보면 그는 무심한 눈으로 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방 안의 온도는 내려갔으나 용하는 아직 열기로 가득한 것 같다고 느낍니다.
 
.
 
.
 
.
 
[리치의 방]
 
응접실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상자를 정리하던 리치가 당신을 붙잡습니다.
 
주용하:?
 
주리치:오 오빠
 
주용하:왜 또 잠이 안 와?
 
주리치:음... 오늘도 같이 자도 돼?
 
주용하:
 
주리치:내..내 마음 읽지 말랬지!
 
주용하:그래 가자 가
 
주리치:진짜?? 알았어
나 얌전히 있을게~...
오빠 먼저 방에 가 있어
 
주용하:네 방에 있으면 되는거지
 
주리치:응응
금방 이거 정리하구 갈게
 
주용하 들어가서 구경함
 
::
개빨리가네
 
주용하:
 
용하가 그를 허락하면 그는 기쁜 기색이 만연한 얼굴로 먼저 방에 가 있으라고 부탁합니다.
 
상자를 마저 정리하고 올라온다고요.
 
당신은 그의 방으로 올라갑니다.
 
그의 방에 들어서면,
 
리치를 닮아 아기자기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주변을 둘러보자 [책장]과 [침대], [탁자]가 보입니다.
 
주용하 탁자봄
 
::2단 서랍이 눈에 들어오는 탁자입니다.
꽃 없이 물만 들어있는 화병이 보입니다.
 
주용하 서랍뒤짐
 
주용하:우리 리치는 뭐 갖고 있나 볼까~
 
::첫 번째 서랍. 빈 서랍입니다.
 
주용하:
하..
 
::두 번째 서랍. 뒤집힌 액자 하나가 보입니다.
 
주용하 알사탕 하나 넣어줘요
 
::
 
주용하 액자 세워놔요
 
::친절하네..
액자를 꺼내보면, 용하의 사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용하:이 오빠가 ..그렇게 좋냐?
 
::ㅜㅜㅜㅜ
더이상의 특별한 물건은 없어보여요.
 
주용하 침대봄
 
::하얀 이불과 베개가 단정히 정리된 침대입니다.
침대에 눕거나 앉아보면 그녀의 체취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주용하:음~
 
주용하 침대굴러다님
 
::ㅋ..
귀엽네
침대 별거없다.
 
주용하:
 
주용하 책장봐요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가득 꽂혀있습니다.
 
주용하:언제오냐 심심하다~
 
관찰 판정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리치가 평소에 책을 자주 읽던가요...? 그녀는 이 책들을 전부 읽어본 걸까요?
용하 관찰...
무슨 일이야..
 
주용하:무슨 책이냐
혼자서 이런 것도 다 읽고말야
자료조사 함 고..?
 
::고고
 
자료조사 판정
 
주용하: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
대체 무슨 책인지... 눈알이 아픕니다...
 
주용하:리치야..오빠 잠 안오는데..책읽어줘 ..ㅋ
 
리치의 방을 구경하며 기다리고 있으면,
 
상자 정리를 다 한 모양인지 리치가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주용하:왔어
기다리느라 목빠지는줄
 
그녀는 당신을 보고는 웃다가, 곧 묘한 표정으로 용하에게 다가섭니다.
 
주리치:오빠!
 
주용하:
 
주리치:얌전히 잘 기다렸어?
 
주용하:볼 것도 없더라
 
주리치:
뭘 봐 보긴
얌전히 기다려야지
설마 내방 뒤졌어?
 
주용하:
아 잠깐 구경한거야
 
주리치:거짓말...~~
 
주리치 웃으면서 오빠 꼬옥
 
주리치 엉덩이 꼬집어요
 
주용하:
 
주리치:거짓말했으니까 벌받아야지
 
주용하:나 왠지 요즘
리치한테
혼나는거 같지?
 
주리치:
오빠가 혼날짓을
하잖아
 
주용하:리치라이팅하네
 
주리치:ㅋㅋㅋㅋㅋㅋ
내가 언제~
 
리치,
 
그의 방,
 
단둘,
 
그의 입술...
 
숨이 닿았나요?
 
시야가 어지러이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리치:
하아
 
주용하 눈에 힘 빡줌
 
주리치:주용하 안넘어오네
시야는 좁은 거 같던데...
 
주용하:
 
주리치:잠이나 자
나 피곤해
 
주용하:자자
 
주리치:오빠
안아줘
 
주리치 팔벌려요
 
주용하:정말 손이 많이 간다니까
 
주용하 안아서 침대까지 데려다줘요
 
주리치:ㅋㅋ 오빠는
맨날 한소리 하면서 다 해주잖아
 
주용하:나 결혼하면 이제 못해준다
 
주리치:
....
오빠 결혼 할거야?
할거야?
오빠가 몇 살인데 결혼을 해
 
주용하:몰라 만나보고
그렇긴하지
 
주리치:미쳤어???!
결혼하지 마
 
주용하:그게 내맘대로 되냐
 
주리치:오빠 결혼하고 싶다는 말 한 번도 한 적 없잖아
ㅜㅜ
하지마!!!
 
주용하:생각은 없는데..
말 나온 김에 기왕이면..
 
주리치:왜? 엄마가 시켜서?
하여튼 엄마가 문제야 ...
 
주용하:시킨다고 하는거 아냐 아무튼 바로 할 생각은 없어
원래 부모들이 다 그렇지 뭐
 
주리치:...
 
주리치 손톱 깨물어요
 
주용하:리치는 돈많은 남자 만나라
 
주리치:... 짜증나
난 결혼 안할래
 
주용하:그래그래 결혼하지말고
연애만해
 
주리치:오빠도 안하면 안돼?
 
주용하:다 퍼주는 녀석 만나서 등골만 빼먹고와
나도 딱히 생각없다니까
혹시 만약에 있으면 하는거지
 
주리치:그치만 ..엄마가 아까...
알았어...
흠...
먼가 맘에 안들어
 
주용하:뭐가 그렇게 맘에 안 들어
 
주용하 토닥토닥해줌
 
주용하:잠이나 자~
 
주리치:...엄마도 밉고 오빠도 싫어
 
주리치 눈 감고 자요
 
주용하:아까는 결혼하지 말라더니
 
주용하 굿나잇키스해줘요
 
.
 
.
 
.
 
몽롱한 의식 사이로 용하는 실눈을 뜹니다.
 
차가운 공기가 아직 새벽임을 알려줍니다.
 
손을 뻗어 옆자리를 더듬으면 마땅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뜨거운 체온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리치가 없습니다.
 
이 한밤중에 어딜 간 걸까요?
 
주용하:또 안 깨우고 밥먹으러..
저녁이었다
 
::새벽이다
 
주용하:아 졸려
 
주용하 하품하면서 주위둘러봐요
 
듣기 판정
 
주용하: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방문 너머에서 쿠당탕,하고 무언가 구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습니다.
 
주용하:도둑이냐
 
주용하 방문 벌컥
 
무슨 일이지?
 
::용하야
자라
 
주용하:
 
...눈꺼풀이 다시 감겨옵니다.
 
주용하:네?
 
주용하 스르르
 
기다렸다는 듯 밀려오는 수마를 뿌리칠 수 없습니다.
 
다시 수면 아래로 빠져들어 갑니다.
 
.
 
.
 
.
 
[홀]
 
여전히 태양은 보이질 않고 우울감만 가중하는 빗소리가 당신의 아침을 반깁니다.
 
적막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온 저택이 소란스럽기 그지없군요.
 
무슨 일이라도 난 걸까요?
 
불안감이 몸을 타고 스멀스멀 기어오릅니다.
 
당신이 몸을 뒤척이자 적당히 따듯한 무언가가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주용하:으음..
 
주리치:..오빠
일어났어?
 
주리치 눈 부빗
 
귓가에 소곤소곤, 읊조리는 목소리가 낯익습니다.
 
주용하:무슨 일인데 이렇게 시끄럽지..
 
주용하 리치 머리 쓰다듬어줌
 
아, 그래
 
리치와 함께 잠을...
 
고개를 들어보면 상쾌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가 있습니다.
 
용하와 리치의 아침 안부 인사가 끝나면,
 
리치는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입기 시작합니다.
 
주리치:아까부터 바깥이 시끄럽던데...
 
주용하:가볼까
 
주용하 옷주섬주섬
 
주리치:그럴까... 모처럼 일찍 깼는데
아침이라두 먹어야지...
 
채비한 후 그녀를 따라 방 밖으로 나서면...
 
하얗게 질린 사용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집안을 누비며 온종일 바쁘게 보내야 할 이들이 고장 난 것처럼 중앙 홀을 내려다보기만 합니다.
 
그들을 따라 중앙 홀,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
 
괴기스럽게 사지가 뒤틀린 채로,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어머니가 보입니다.
 
그녀의 머리에서부터 붉은 피가 흥건합니다.
 
주용하:???
 
끊어진 목걸이의 진주 알들이 피바다 속에 점점이 보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붉은 장미 다발 같다고...
 
당신은 멍하니 생각합니다.
 
당신을 뒤따라온 리치가 손을 뻗어 당신의 소매를 붙잡습니다.
 
주용하:어제..도둑이..
 
주리치:오...오빠....
이게 뭐야?
나 무서워, 방으로 돌아가자. 응?
 
주용하:아 그래
 
주용하 정신들어요
 
용하는 어머니의 충격적인 모습을 다시 시야에 담습니다.
 
충격이 다소 가시자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주용하:리치는 일단 방에 가 있자
 
주리치:왜.. 오빠도 같이 가
 
주용하:이대로 놔둘 순 없잖아
 
주리치:나 혼자 있기 싫단 말야..ㅜㅜ
...
그럼 금방 와야 돼
알겠지??
 
주용하:알았어..
 
주리치:...
 
주리치 오빠 소매 꼭 잡았다가 놓고 방으로 올라가요
 
용하, 시신에 관찰 판정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머니는 계단에서 구른 모양입니다.
 
누군가 밀치기라도 한 걸까요?
 
그녀 주변에 퍼진 붉은 피 중 몇 방울은 사람이 밟고 지나간 듯 길게 퍼져있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보자 속에서 왈칵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혼란스러워하던 그때, 무언가 당신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주용하:윽..
 
관찰 판정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방으로 올라가던 리치의 신발 앞창에 거뭇한 무언가가 묻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액체가 튄 것마냥...
 
그리고 그것을 밟은 것마냥...
 
주용하:음..?
방금 ..묻은건가
아니면..
 
머릿속에서 붉은 것이 자꾸만 아른거립니다.
 
검은 커튼과 검은 사용인의 제복...
 
사방이 우중충한 가운데 뇌 속의 것만 온 세상의 붉음을 가진 듯 더욱 붉게 일렁입니다.
 
지능 판정
 
주용하: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아 아니 근데
 
::ㅋ 다시..?
 
주용하:말이 안 되는데 ㅋ
 
무언가를 떠올리려 해도 어지럼증만 심해질 뿐입니다.
 
구토감이 목 끝까지 차올랐습니다.
 
::지능판정..
안해도..
되겠지?..
 
주용하:
다시 고..
 
::
 
주용하: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당신은 어젯밤 들었던 큰 소리를 떠올립니다.
 
혹시, 어머니가 계단에서 구르던 소리가 아니었을까요?
 
그 순간에 당신은 리치와...
 
...그러고보니, 리치가 그때 당신의 곁에 있었던가요?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1d3
 
주용하:
rolling 1d3
 
(
1
 
)
 
 
=
1
한창 사춘기때는..사고도..칠수있지..
 
::ㅜㅜ
 
리치를 방으로 보낸 당신은 충동적으로 서재에 가기로 합니다.
 
사용인은 침실로 돌아가 한숨 푹 자는 것을 권하지만, 당신의 강건한 자세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곤 서재까지 안내해줍니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 이후, 이번에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안고 당신은 서재 안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
 
.
 
.
 
[서재]
 
무겁고 눅진한 향이 온 저택을 휘감는 와중에 서재만은 예의 아릴 듯이 달짝지근한 향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재의 붉은 벽지를 쳐다보자 향기에 진정되었던 토기가 다시 올라오는 것 같아 당신은 황급히 시선을 돌립니다.
 
높은 천장에서 아른거리는 금 촛대도, 위압적으로 방을 채운 책장도...
 
전부 그대로입니다.
 
소파에 앉아 몸을 기대자 그제야 온몸을 경직시키던 긴장감이 옅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용하가 조금 진정하면, 그의 시야에 붉은 사과 조형물이 들어옵니다.
 
그것은 어제보다 더 위협적으로 붉게 반짝입니다.
 
주용하:(가져갔는데 ...ㅋㅋ
 
::그건 잔상이었다
 
주용하:아쉽!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난 이브처럼, 저것을 본 후로 당신 속의 무언가가 망가지기 시작했단 근거 없는 생각이 듭니다.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1d3
 
주용하:저것때문인가봐
rolling 1d3
 
(
2
 
)
 
 
=
2
 
::예민해진 당신의 주위엔 [탁자]와 [책장], [액자]가 존재합니다.
 
주용하 책장봄
 
::책장.
문학부터 과학, 예술, 경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습니다.
금박, 은박, 한눈에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이사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책등이 노랗게 삭은 고서들도 보입니다.
 
주용하:흠..
 
관찰 판정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누가 읽고 다시 꽂지 않은 건지 듬성듬성 비어있는 칸이 보입니다.
남아있는 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윤리와 도덕에 관련된 도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감소없음
 
주용하:혹시 아버지 직업 윤리선생?
 
::근데 애들은 왜 그래
 
주용하:
원래 바른사람밑에서
그런아이들이 자라는
책장 다 봤으면..
액자..
 
::액자
가족 모두를 그려 넣은 단체 사진도 가끔 보이지만, 그보다는 개인의 초상이 여러 개 걸려있네요.
이젠 모두 죽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초상도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지금보다 어딘가 어려 보이는 리치의 사진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당신의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주용하:..
 
주용하 탁자봐요
 
주용하:내 사진은 다 어디 처박아놨냐
 
::ㅜㅜ아까봤잖아
푹신해 보이는 소파 옆에 자리 잡은 탁자입니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는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주용하:z
다 봤다!
 
::1번째 서랍| 레터 나이프와 라이터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2번째 서랍| 작은 알사탕이 가득 들어있는 단지가 들어있습니다. 설탕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3번째 서랍| 봉인이 뜯어진 갈색 서류 봉투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주용하:갈색 서류
이거 왜 못 보게 한거지?
지금이라면?
 
::서류봉투.
이전에도 읽을 기회가 있었으나 리치의 난입으로 읽지 못했던 것이죠.
그가 영영 치워버린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속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면, 그 위에는 리치의 필체로 짤막한 한마디가 적혀있습니다.
 
주용하:??
 
::그 아래에 간결한 답신이 보입니다.
 
이성 판정
 
주용하: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1d2
 
주용하:
rolling 1d2
 
(
2
 
)
 
 
=
2
 
::이성 2 차감
 
지능 판정
 
주용하: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사고론 이해할 수 없는 정보들에 뇌가 받아들이길 포기합니다.
조금 진정해야겠어요.
 
주용하 알사탕 꺼내먹어요
 
::ㅋㅋ
 
달다
 
주용하:리치가 설마 그럴리가 없지~그럼~ㅋㅋ
 
주용하 다리 존나떪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
 
주용하:
어떻게 해야하지
리치 만나러 갈까
 
지능 판정?
 
주용하: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아오 이 빡대가리
 
::
 
대체 리치는 왜 그런 짓을 한 걸까요?
 
당신에게 의존적이던 그를 생각합니다.
 
주용하:아빠가 용돈을 안 줬나
 
당신이 모르는 사실이 더 있다는 직감이 강하게 듭니다.
 
서재에서 빠져나와 아버지의 방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주용하:밤에 안아줘야한다니까 아버지도 참~
 
::아빠를 왜 안아
 
주용하:
아빠가 리치 안 안아줘서
그런거 아님?
 
::아!
ㅋㅋㅋㅋㅋㅋ
 
.
 
.
 
.
 
주용하:재워달랬는데 혼자자라함
 
[아버지의 방]
 
아버지는 대부분 어머니와 함께 그녀의 방에서 밤을 보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의 방은 집무실 대용으로 쓰이기 일쑤라며 사용인들이 소곤대던 것도 기억합니다.
 
이 집에 온 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보단 불안감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그의 방은 아버지의 성정을 닮아 깔끔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용인들도 부고 이후 들어오지 않은 듯 아직 방안에는 생활감이 묻어납니다.
 
그러고 보니 리치가 이 방의 물품을 정리한다며 상자를 가득 가져갔었죠.
 
방 한편의 책장 사이사이 공간이 보이는군요.
 
탁자 위로는 쌓아진 상자 더미도 보입니다.
 
일전 응접실의 것보다 그 양이 적어보는 것이, 아마 필요한 것들만 이쪽으로 옮겨둔 것 같군요.
 
::상자 더미 속에 유독 눈에 띄는 하얀 상자와 붉은 상자, 그리고 검은 상자를 발견합니다.
 
주용하:
 
::책상 옆의 자그마한 금고도 보이네요.
 
주용하 하얀상자봄
 
::광택이 도는 하얀 상자입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후원 명세서, 라고 적힌 서류뭉치가 보입니다.
 
주용하:후원..?
 
주용하:흠..다음 붉은상자
 
::미안하다
더있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후원하던 고아원에서 온 후원금 사용 보고서인 모양입니다.
그가 평소에도 선행을 자주 함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퍽 놀라운 소식이 아닙니다.
용하가 다른 서류를 찾아보면 그 사이로 짤막한 편지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 당신이 이 저택에 들어온 이후로 저택의 일손이 부족하단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편지를 보자면 분명 한두 명 데려간 것이 아닌데, 도대체 그 많은 아이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주용하:아이들..누구..?
 
::이 저택에서 아이의 흔적이라곤 머리칼 한 올도 보지 못했습니다.
 
주용하:수상한데..
 
주용하 붉은상자봄
 
::짙은 적색의 종이상자입니다.
상자에는 아버지가 누군가와 주고받은 편지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대부분이 단조로운 흑백 그림이 그려진 엽서로군요.
용하가 엽서를 주워 읽어보면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용하:그 사과가 사제가 준거였구만
 
주용하:되게 사이비같은데..
세명이..설마 고아원 아이들..?
 
주용하:?
이자식 쓰레기였잖아
 
이게 무슨 말이죠?
 
직접 눈으로 읽었음에도 내용이 하나도 이해되질 않습니다.
 
이성 판정
 
주용하:
SAN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1d2
 
주용하:
rolling 1d2
 
(
2
 
)
 
 
=
2
 
::이성 2 감소
이 상자에 더 볼건 없어보입니다.
 
주용하 검은상자봐요
 
::흑단으로 짜인 상자입니다.
별다른 장식이 없던 다른 상자들과 달리 이것은 유달리 화려한 금박으로 치장되어 있네요.
상자를 열어보면... 뜻밖에도 리치와 아버지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사진 아래로는 부녀 간의 격식 없는 편지 여러 장도 발견됩니다.
추억이 가득 담긴 물품들 사이로 한껏 구겨진 종이 한 장이 보입니다.
 
주용하:이건 뭐지
 
정신력 판정
 
주용하: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1d3
 
주용하:
rolling 1d3
 
(
2
 
)
 
 
=
2
사이비는 나도 싫지만..
 
주용하 금고봐요
 
::무릎 조금 아래까지 오는 작은 금고입니다.
금고는 단단히 잠겨져 있습니다.
 
근력 판정
 
주용하: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역시
 
주용하:이걸 이렇게..
 
::의자를 들어 금고에 힘껏 내리쳤습니다.
이거, 불량품이었던 걸까요?
거짓말처럼 금고의 문이 산산조각 납니다
 
주용하:안 좀 볼까
 
::열린 금고 속에는 가죽 핸드가 인상적인 리볼버 한 정이 들어있습니다.
 
주용하:총이었네..
왠지 아쉽
 
::총알은 딱 하나, 장전되어 있군요.
 
주용하 챙겨요
 
::용하가 총을 꺼내 손에 쥐면, 뒤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옵니다.
 
주리치:...오빠.
 
주용하:어?
 
주리치:...바로 온다고 약속했잖아.
누가 여기 오라고 했어?
 
주용하:그러고보니 잠깐 딴길로 샜네
가자
 
주리치:...왜 자꾸 거짓말 해?
 
주용하:아 진짜야
그냥 좀 걸리는게 있어서
 
주리치:...뭐가 그렇게 걸리는데?
...아빠 방 봤어?
 
주용하:글쎄?
 
주리치:나한테 바로 오기로 했잖아.
왜 자꾸......
 
주용하:얼마 걸리지도 않았어
 
주리치:.......
 
주리치 방안 흘끔 봐요
 
주리치:아주 거하게도 뒤져놨네?
 
주용하:난 보면 안 된다는 말은 없었잖아
근데 좀 이상한게 보이던데
혹시 이번 일들..
 
주리치:이번 일들?
무슨 일?
 
주용하:부모님 말이야
 
주리치:난 몰라!
내가 안 그랬어!
 
주용하:나 아직
네가 그랬다고는
안 했는데
 
주리치:...
몰라.... 난 아무것도 몰라. 내가 안했어.
오빠. 응? 방으로 가자.
 
주용하:아니 뭐라하는게 아니라
알았다 일단 방으로 가
 
주리치:뭐라 하려는게 아니면?
 
주용하:왜 그랬나 궁금해서
그랬지~
 
주리치:...
오빠는 내 편 들어줄거야?
뭐라고 안할거지?
응?
 
주용하:이제 가족중에 너말고 누가 남았냐
말해봐 뭐라고 안 할테니까
 
주리치:오빠도 봤을거 아냐. ...
아빠는 미쳤어! 완전 사이비야. ...
 
주용하:아빠가 사이비라서?
하긴 이해해
 
주리치:아빠가 우리까지 팔아 넘기려고 했다니까!
 
주용하:맞아맞아 잘 죽였어
 
주리치:진짜?
나 잘했어?
 
주용하:그래 왜 나한테 말도 안하고
혼자했어
말했으면 도와줬지
 
주리치:...오빠는 몰라도 돼.
 
주용하:흠..
아빠는 그렇다쳐도 엄마는..
그것도 네가..?
 
주리치:엄마는...
...
몰라...
엄마가 먼저 잘못했잖아..
 
주용하:그랬나..?
 
주리치:난 몰라.... 오빠 나 안아줘. 방에 갈래
엄마가 먼저 오빠 결혼시키려고 했잖아!
 
주용하:에휴 알았다..
??
야 아무리 결혼에 관심없다지만
평생 모솔로 살라는건 아니겠지
 
주리치:그리고 엄마가 자꾸...쳐다봤단말야
 
주용하:누구를?
뭐를??
 
주리치:나! 맨날 오빠랑 있으면 째려보고...
몰라! 싫었단말야...
 
주용하:엄마는 너한테 왜 그랬대..
아무리 그래도 죽이는건..?조금?
너무하지..?
 
주리치:오빠도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해?
오빠는 내 편 들어줘야지...
 
주용하:아니 그래도 그렇지
싫어하는 사람마다 다 죽이고 다닐거야?
 
주리치:엄마가 자꾸 방해하잖아!
....
이제 안 그럴게....
잘못했어....
 
주용하:그래 그러면 됐어
 
주용하 안아주고 토닥토닥해줘요
 
주리치:오빠...
 
주리치 꼬옥 안아요
 
주리치:오빠 있잖아... 결혼할거면 해도 돼.
하고싶으면 해.
어떤 계집애를 데려와도 괜찮아.
 
주용하:소개도 못 받고 엄마 장례식 치르게 생겼는데
결혼은 무슨 결혼
결혼말고..그냥 데려오는건? ㅋ
 
주리치:...
....
걔야 나야?
 
주용하:그거는 한번 해봐야 할거 같은..
 
주리치 오빠 엉덩이 꼬집어요;;
 
주용하:아 ㅋ 내말 틀렸어?
 
주리치:하..짜증나
어떤 계집앨 데려와도 괜찮은데
나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건 싫어...
 
주용하:그럼그럼 우리 리치가 짱이지~짱~
 
주리치:하아
오빠는 정말...
 
.
 
.
 
.
 
당신은 총을 내려놓습니다.
 
...도저히 그에게 죄를 물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그 얄팍한 이성은 아직 선을 붙잡고 있습니다.
 
복수는 복수를 낳고 피는 피를 부르고...
 
용서해야 한다.
 
용서해야 하느니라.
 
죽은 것보다는 산 것이 소중합니다.
 
그렇게 외면하지만, 그 총의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
 
그를 죽이고 홀로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것이 더 옳은 말이겠습니다.
 
그런 당신을 바라보며 리치는 작게 호흡할 뿐입니다.
 
그의 표정에선 죄책감도 안도감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온기 없는 눈동자와 시선이 맞은 순간, 그가 순간 빙그레 웃음을 짓습니다.
 
...당신은 그의 죄를 모두 끌어안고 미래를 살 것입니다.
 
어쩌면 아무도 모를 사실을 당신만이 전부 아는 채로, 그렇게.
 
Ending 1, 죄악의 비망록
myo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