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주에는 어째서인지 끝없이 비가 내렸습니다.
저택 근처의 작은 동산마저 희미하게 보일 만큼 날은 흐렸고,
계속되는 폭우에 온 저택이 곰팡이가 슨 것처럼 눅눅했습니다.
응접실에 앉아 무료히 시간을 보내며 가지 않는 시간을 탓하던 날들이었습니다.
그날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그저 그런 하루에 불과했습니다.
젖은 생쥐 꼴로 달려들어 온 우체부가 내놓은 소식은 그의 무례를 지적할 수도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죠.
의문과 혼란스러움이 머릿속에 가득 차오르는 것도 같습니다.
당신의 곁에서 어지러움에 휘청이는 어머니를 붙잡아 위층으로 올려보내면,
굳은 얼굴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는 리치가 보입니다.
그녀는 아비를 잃은 자치고는 너무나도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그 얼굴이 웃는 것처럼 보이던가요, 우는 것처럼 보이던가요.
주리치:...장례를 치러야겠네. 그치, 오빠?
리치..좀 낯설다ㅋ
아무래도
아빠가 죽어서
충격에...
어수선한 집을 정리하고 앓아누운 어머니를 잠깐 살피니 어느덧 저녁 시간입니다.
아직 온 집안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어서, 저녁 식사는 그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아직 온 집안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어서, 저녁 식사는 그만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알겠다고 안 먹으면 되잖아
ㅋ
ㅋ
ㅋ
아
ㅅㅂ ㅜㅜㅜㅜㅜ
휴식도 취할 겸 서재로 갈까요? 그곳은 조용할 테니까요.
붉은 벽지와 짙은 고동색의 책장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리치의 증조부가 도서 수집에 취미가 있으셨다던가요.
3층까지 뚫어놓아 다른 방보다 훨씬 높은 천장에는 둔탁한 느낌을 주는 금빛 촛대가 대롱거리고 있습니다.
온 방을 휘감은 걸로도 모자라 천장까지 닿은 책장에 다홍빛, 암녹빛으로 반질거리는 금박 양장 도서들이 한가득 꽂혀있군요.
책장 사이사이 집안사람들의 사진이 하나씩 걸려있습니다.
ㅋ
휴식을 취하기엔 더없이 좋은 공간이나 왜인지 아버지와 리치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잘 출입하지 않았죠.
마침 리치도 아버지의 일로 바쁠 터이니 당신이 이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소파에 앉아 몸을 늘어트리면, 어디선가 달콤하기 그지없는 향기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가족 모두를 그려 넣은 단체 사진도 가끔 보이지만, 그보다는 개인의 초상이 여러 개 걸려있네요.
죽은 아버지와 당신 어머니의 초상도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지금보다 어딘가 어려 보이는 리치의 사진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라? 당신도 분명 어머니와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요.
당신의 것이 보이질 않습니다.
편파하네
향기나는거 안찾는지???
ㄴ
ㅋ
아니 향기만 난다고해서
끝인줄..
향기가 어디에서 나는걸까나 ㅋ
::향기의 근원은 짙은 붉은빛이 도는 사과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금속질감이 도는 것이 아무래도 사과모양 조형물인 모양입니다.
. 달짝지근하지만 기분 나쁘진 않은 향기가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네요.
탐스러운 붉은빛에 매혹적인 향을 풍기는 것이 마치 성서 속의 선악과처럼 보입니다.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뭐 이런걸 다
용하는 ... 사과를 챙깁니다
::이왕 서재까지 온 김에 구경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탁자]와 [책장], [액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ㅋ
::푹신해 보이는 소파 옆에 자리 잡은 탁자입니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던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어떤거부터
레터 나이프와 라이터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작은 알사탕이 가득 들어있는 단지가 들어있습니다. 설탕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알사탕은 하나 먹고 넣어놔요
파기된 이면지들 아래로 갈색 서류봉투 하나가 보입니다.
::서류봉투는 밀랍으로 단단히 봉해져 있습니다.
주인 이제없어~
힘으로?
나이프
사람이 머리를 써야지
탁자의 서류 봉투를 레터 나이프로 열어보면, 새하얀 종이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용하가 종이를 꺼내 읽어보려고 하는 순간 리치가 나타나 말을 겁니다.
뭐야 바쁜거 안 보여?
??
쉬려고 왔지
기분 전환을
하려고
방해하지 말고 가서 놀아
ㅋㅋ
ㅋ
뭘 같이봐!! 내꺼야
야!!! 주용하!!
내꺼라니까!!
내꺼....헉..헉..내꺼.ㅇ라고 .ㅜ
아이고 다 가져가네
원래 내꺼라구 ㅜㅜㅜ
아 주용하 진짜 ㅜㅜ
알면 다쳐...
알앗찌 ??
나는 스테이크 먹었다..
이 녀석 혼자만..
내 저녁은??
몸 만든다며
나도 스테이크 줘
방에 가서 자 ~
까먹음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52 |
판정결과: |
실패 |
::용하는 배고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방에 가서 쉬는 편이 좋겠어요
리치 꿈 꿔ㅎㅎ
연이은 폭우로 다소 느긋하게 진행될 거란 예상과 달리,
리치는 빠른 속도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절벽 아래로 떨어져 시신을 수습할 수도 없으니 빈 관 하나를 짜 맞춰 묻으면 그만이라면서요.
어젯밤 당신이 돌아간 이후 일을 진행한 모양입니다.
주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저택의 모든 이들은 그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검은 칠을 한 향나무 관이 마련되었고 그 안은 시신을 대신해 아버지의 물품들과 꽃으로 가득 채웁니다.
늘 피우던 상쾌한 향 대신 무겁고 매캐한 향이 가득합니다.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하자 폭우를 뚫고 조문객들이 하나둘 도착합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도 아버지의 마지막을 추모하러 꽤 많은 이들이 참석해주었습니다.
그들은 검은 우산 아래로 슬픈 눈을 하며 관속에 하얀 국화를 한 송이씩 던져줍니다.
시간이 얼마간 지나면 엄숙한 얼굴의 사제가 기도문을 읊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피로함을 느끼며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자리를 옮깁니다.
숨 막히는 정적에 질식할 것 같던 기분이 나아짐을 느낍니다.
후원의 가족묘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멀리서 검은 형체가 하나 보입니다.
우산도 없이 거세게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리치입니다.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비 오는데 우산은
저 물 자국 사이에 어쩌면 그의 눈물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묘하게 비틀려 웃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입술이 눈에 들어옵니다.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도덕심... 원래 없을거같은데
도덕심 만드는중
의연한 척을 했다지만 리치도 속으론 더할 나위 없이 슬플지도 모르겠습니다.
봐서는 안 될 그의 치부를 본 것만 같아 어쩐지 귓가가 달아오르는 것 같아요.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에게로 다가갑니다.
물기를 머금은 잔디가 버석대는 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들려옵니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오자 생기 없이 탁해진 리치의 눈동자가 당신에게로 향합니다.
착한줄 알았더니 혼자 우산쓰네...
ㅋ
추위에 파랗게 질린 입술이 묘하게 시선을 잡아끕니다.
오빠는 왜 그렇게 멀쩡해보여?
사실 나도 별로 안슬프긴한데 ...
그래도 슬픈척은 해야지...
ㅋ
나 다 젖었는데...
매혹
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ㅋ
오빠....
나 추워.....ㅜㅜ안아줘
주용하:아~ 갑자기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방으로 가고싶네 ㅋ
오빠
키스 실력... 늘었네?
연습했어?
누구야
머리 아파 오빠
옷도 좀 갈아입고
그는 의지할 곳이 필요한 듯 당신에게로 거리를 좁히고...
주용하:
듣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두 사람이 내쉰 숨이 섞일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는 작게 속삭입니다.
어리광만 늘어서는
들고들어가달라는뜻
빨리~~~!!
ㅋ
고마워 오빠
출세했네..
여기가..내방?
욕조가 아니야..하하하 더 때려주세요
장례를 마치고 손님들을 배웅하자 어느덧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용인들은 평소보다 일찍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고,
장례를 일찍 치른 것이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분명 내일 아침이면 집으로 오는 길이 침수될 것입니다.
고단한 하루였으니 슬슬 잠자리에 들도록 할까요.
이유를 대자면 그 무엇을 붙어도 좋을 테지요.
고요한 가운데 멀리서 천둥소리와 빗소리가 들려오고.
적막을 깨트리며 두꺼운 나무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어쩐지 허여멀건 낯빛의 리치가 잠옷 차림으로 서 있습니다.
오늘따라 잠이 오지 않는다며 함께 있어주길 요청합니다.
주리치:오빠... 오늘만 같이 자주면 안 돼?
나도 마침 잠이 안오던 참이라
왜 그렇게 다정하지?...
ㅋ
아!!
잘못했어 ㅜㅜ
같이 자 줘
나야 서재야
ㅡㅡ
서재지
ㅜㅜㅜㅜㅜㅜㅜ
흐아앙 ㅜㅜㅜㅠ
나빴어
오빠 짜증나....
진짜 서재 가게?...
아니 그걸 몰라서 물어본게 아니라
헤헤
난 좁은게
좋은데..
ㅋ
꺅
용하는 어디선가 둘을 쳐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
주용하 착한 줄 알았더니
....
ㅋ
ㅋ
오빠 애기네
ㅋ
이제 괜찮아졌냐
원래 괜찮았어
괜찮아
내 꿈꿔
약속~
볕이라도 들면 좋을 텐데 하늘은 맑아질 기색이 없습니다.
사용인이 다가와 어머니께서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노라 이야기를 전합니다.
::딱히 입맛은 없으나 식사를 거르는 것보다는 뭐든 나을 테지요.
ㅋㅋ
딱히 입맛은 없으나 식사를 거르는 것보다는 뭐든 나을 테지요.
입맛 엄청 넘쳐나느중
먼저 도착한 어머니와 리치가 용하를 반겨줍니다.
혼자만 가고
오빠가 늦장 부렸잖아
...
곧이어 사용인들이 음식을 하나 둘 내오기 시작합니다.
쌀푸딩… 주방장의 솜씨는 저택을 휩쓴 비극에도 변함없이 훌륭하군요.
내가 내오라고 했어
오빠 많이 먹어~~
내가 썰어줄까?
오빠는
아직도 애라니까...
주용하:역시 동생이 썰어주는 스테이크가 최고지
리치 짱~
어느정도 식사가 마무리되자 넵킨으로 입가를 닦은 어머니가 입을 엽니다.
어머니:...그나저나 슬슬… 네 혼처를 찾아볼 때가 됐지.
물도 위아래가 있는데.
순서 지키렴..;
결혼은 좀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타계하셨으니 하루 빨리 더 좋은 혼처를 찾아봐야 하지 않겠냐고요.
한창 바쁘다는 이유로 우유부단하게 있다간 적정기를 놓치기 십상이라며 설득을 계속합니다.
그리 말하는 얼굴은 이미 마음을 굳힌 듯, 완고할 뿐입니다.
주용하:
심리학
기준치: |
10/5/2 |
굴림: |
30 |
판정결과: |
실패 |
심리학
기준치: |
10/5/2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두번이나 돌리다니
당신과 시선이 마주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옅게 웃어주네요.
주용하:노루하같은 여자 걸리면 인생 망하는거야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기 무섭게 어머니의 헛기침 소리가 들려옵니다.
왜인지 못마땅한 낯이던 그녀는 용하에게 조만간 결혼 상대로 적합한 이들을 추려보겠다며 말을 건네고선 식당을 빠져나갑니다.
응접실 소파에 기대 무료히 시간이나 죽이던 때였습니다.
방 한구석의 커다란 괘종시계에서 시계 소리가 똑똑 들려옵니다.
그는 편하게 풀어헤친 차림에 양손 가득 크고 작은 상자를 가득 들고 있군요.
그거 뭐야?
그는 가져온 상자들을 탁자 위에 쌓아둔 채 맞은편 소파에 앉습니다.
주리치:음.. 그냥, 아빠 방 정리하다가 들고 왔어.
비싸 보이길래...
혼자 독식하네
아 아니 아빠 방에서
가져왔다구
서재말고..
ㅜㅜㅜ
별로.. 비싼 것도 없더라
ㅋ
ㅋ
주용하:그나저나 너는 옷을 왜 다 풀어헤치고 있냐
::그녀는 상자를 하나씩 열어 천천히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버릴 것과 필요한 것인 모양이에요.
그 행위를 지켜보다 문득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면, 리치와 시선이 마주칩니다.
훔쳐보다 들킨 것처럼 잠시 적막이 흐릅니다.
집에서 이렇게 다니지도 못하나...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상자 뭐 도와줄까?
거의 다 했어
딱히 비싼거라 그런 건 아니고 ㅋ...
치사해서 안 가져가
::서류가 잔뜩 든 상자부터 망가진 만년필이 가득 든 상자까지.
잡동사니라고 해도 손색없을 것들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습니다.
그의 출입으로 소란스러웠던 것도 잠시, 응접실엔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문득 그가 오빠, 하고 당신을 부릅니다.
::리치를 바라보면 그는 상자 더미 속에서 얄팍한 검은 종이상자 하나를 당신에게 내밉니다.
주리치:음... 아빠가 오빠한테 선물하려던 것 같아서.
애완견에게나 채울 개목걸이 하나가 붉은 벨벳에 감싸져 있습니다.
절대 아버지가 자식에게 선물할 물건이 아니잖아요.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은 개를 키우지도 않는걸요.
그녀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당신과 눈을 맞춥니다.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입니다.
그녀가 인간에게 개목걸이를 선물로 줄 위인은... 아니...겠죠...?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개도 같이 주려했나보지
그는 당신의 혼란함을 알아챈 듯 상자 속을 들여다보고는, 작게 탄식하며 제 미간을 긁적입니다.
다른 상자랑 섞였나 보네.
괜찮지? 화난 건 아니지, 오빠?
선물이니까 갖고는 있을까
다른 거 있어
그녀는 당신에게서 상자를 돌려받고는 비슷한 검은 상자를 다시 건네줍니다.
마음에 안들어..?
ㅋ
넥타이주세요
왜... 오빠 사실
개목걸이도 어울릴거같은데...
말이 되는 소릴
진짜 넥타이 가질거야?
오빠 넥타이 매는 법도 몰라??ㅜㅜ
내가 매줄게
주리치:아무렇게나 하고다니면 취객 같잖아 ㅜㅜ
종종 취해있긴하지
때리라고 숙인게 아닐텐데
알았어
고개는 좀 들어봐
그녀는 당신의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 달라 부탁합니다.
고개를 들고, 목덜미를 드러내자 리치는 넥타이로 목을 둘러 감쌉니다.
리치의 시선이 당신의 목덜미에 닿는 것 같다고 생각하자,
등에 힘이 들어가 자세가 부자연스러울 만치 뻣뻣이 세워집니다.
곧 천이 스치는 소리가 나고 그가 매듭을 지으려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매무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손가락이 바삐 움직입니다.
어쩐지 손가락이 쇄골을 은근히 스치는 것 같은데…
억겁 같던 시간이 지나고 그가 됐다며 당신의 목에서 손을 떨어뜨립니다.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리치 손놀림 90이니
리치를 쳐다보면, 그는 예의 탁해진 눈동자로 당신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주리치:맞아... 개목걸이도 어울릴 거 같은데...
아 그런건 차서 뭐하는데
아쉽다...
사실 그거 내가 준비한거거든....
ㅋ
이름은 용하라고
지으려구
ㅋ
이건 오빠꺼
ㅋ
왜? 싫어?...
안 찰거야
한 번만
응?
한 번만 해보지...
신경써서 고른건데...
너나 차라
초커같은건데
야 한번 차봐
그거 오빠거라니깐
ㅋ
ㅋ
넥타이보다 이쪽이
어울려...
주용하:나도 정장같은건 별로 취향 아니긴한데..
뭔가 애매하다..?
주리치:넥타이는 .. 뭐 팔던가 하구 ... 내꺼 하구 다녀ㅋ
그건 좀...
맞아 그건 좀.
내 앞에서만 해 그럼 ㅋㅋ
갑작스럽게 응접실의 문이 열리며 용하의 어머니가 들어옵니다.
아
나도 당황
넌 왜
갑자기 놀라
ㅋ
ㅋ
방에 가도 없길래, 걱정되어서...
용하야... 근데 목에 그거 뭐니?
눈물로 퉁퉁 붓고 안색이 썩 좋지 않은 부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너희 둘마저 몸이 축난다면 저는 제 명에 살지 못할 거라며 말을 늘어놓다 응접실 밖으로 사라집니다.
..ㅋ....ㅜㅜ..
주용하:아버지 돌아가시고 많이 안 좋으신가본데
ㅋ
팔아먹으려다가 들켜서
놀랬냐
이건 비밀로 해야지
방안에 가득 찼던 뜨거운 열기는 문밖에서 불어온 찬바람에 씻겨나간 지 오래입니다.
리치를 쳐다보면 그는 무심한 눈으로 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방 안의 온도는 내려갔으나 용하는 아직 열기로 가득한 것 같다고 느낍니다.
ㅋ
나 얌전히 있을게~...
오빠 먼저 방에 가 있어
금방 이거 정리하구 갈게
개빨리가네
용하가 그를 허락하면 그는 기쁜 기색이 만연한 얼굴로 먼저 방에 가 있으라고 부탁합니다.
::주변을 둘러보자 [책장]과 [침대], [탁자]가 보입니다.
꽃 없이 물만 들어있는 화병이 보입니다.
하..
::두 번째 서랍. 뒤집힌 액자 하나가 보입니다.
액자를 꺼내보면, 용하의 사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이상의 특별한 물건은 없어보여요.
::하얀 이불과 베개가 단정히 정리된 침대입니다.
침대에 눕거나 앉아보면 그녀의 체취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귀엽네
침대 별거없다.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가득 꽂혀있습니다.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리치가 평소에 책을 자주 읽던가요...? 그녀는 이 책들을 전부 읽어본 걸까요?
용하 관찰...
무슨 일이야..
ㅋ
혼자서 이런 것도 다 읽고말야
자료조사 함 고..?
주용하:
자료조사
기준치: |
40/20/8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ㅋ
대체 무슨 책인지... 눈알이 아픕니다...
주용하:리치야..오빠 잠 안오는데..책읽어줘 ..ㅋ
상자 정리를 다 한 모양인지 리치가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기다리느라 목빠지는줄
그녀는 당신을 보고는 웃다가, 곧 묘한 표정으로 용하에게 다가섭니다.
뭘 봐 보긴
얌전히 기다려야지
설마 내방 뒤졌어?
아 잠깐 구경한거야
리치한테
혼나는거 같지?
ㅋ
오빠가 혼날짓을
하잖아
내가 언제~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ㅋ
하아
시야는 좁은 거 같던데...
나 피곤해
안아줘
맨날 한소리 하면서 다 해주잖아
....
오빠 결혼 할거야?
할거야?
오빠가 몇 살인데 결혼을 해
ㅋ
그렇긴하지
결혼하지 마
주리치:오빠 결혼하고 싶다는 말 한 번도 한 적 없잖아
ㅜㅜ
하지마!!!
말 나온 김에 기왕이면..
하여튼 엄마가 문제야 ...
주용하:시킨다고 하는거 아냐 아무튼 바로 할 생각은 없어
원래 부모들이 다 그렇지 뭐
난 결혼 안할래
연애만해
주용하:다 퍼주는 녀석 만나서 등골만 빼먹고와
나도 딱히 생각없다니까
혹시 만약에 있으면 하는거지
알았어...
흠...
먼가 맘에 안들어
손을 뻗어 옆자리를 더듬으면 마땅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뜨거운 체온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저녁이었다
주용하:
듣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방문 너머에서 쿠당탕,하고 무언가 구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습니다.
자라
기다렸다는 듯 밀려오는 수마를 뿌리칠 수 없습니다.
여전히 태양은 보이질 않고 우울감만 가중하는 빗소리가 당신의 아침을 반깁니다.
적막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온 저택이 소란스럽기 그지없군요.
당신이 몸을 뒤척이자 적당히 따듯한 무언가가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일어났어?
귓가에 소곤소곤, 읊조리는 목소리가 낯익습니다.
고개를 들어보면 상쾌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가 있습니다.
리치는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입기 시작합니다.
아침이라두 먹어야지...
채비한 후 그녀를 따라 방 밖으로 나서면...
집안을 누비며 온종일 바쁘게 보내야 할 이들이 고장 난 것처럼 중앙 홀을 내려다보기만 합니다.
끊어진 목걸이의 진주 알들이 피바다 속에 점점이 보입니다.
당신을 뒤따라온 리치가 손을 뻗어 당신의 소매를 붙잡습니다.
이게 뭐야?
나 무서워, 방으로 돌아가자. 응?
용하는 어머니의 충격적인 모습을 다시 시야에 담습니다.
충격이 다소 가시자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
그럼 금방 와야 돼
알겠지??
주리치 오빠 소매 꼭 잡았다가 놓고 방으로 올라가요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녀 주변에 퍼진 붉은 피 중 몇 방울은 사람이 밟고 지나간 듯 길게 퍼져있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보자 속에서 왈칵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혼란스러워하던 그때, 무언가 당신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방으로 올라가던 리치의 신발 앞창에 거뭇한 무언가가 묻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방금 ..묻은건가
아니면..
사방이 우중충한 가운데 뇌 속의 것만 온 세상의 붉음을 가진 듯 더욱 붉게 일렁입니다.
주용하: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ㅋ
아 아니 근데
무언가를 떠올리려 해도 어지럼증만 심해질 뿐입니다.
안해도..
되겠지?..
다시 고..
주용하: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당신은 어젯밤 들었던 큰 소리를 떠올립니다.
혹시, 어머니가 계단에서 구르던 소리가 아니었을까요?
...그러고보니, 리치가 그때 당신의 곁에 있었던가요?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한창 사춘기때는..사고도..칠수있지..
리치를 방으로 보낸 당신은 충동적으로 서재에 가기로 합니다.
사용인은 침실로 돌아가 한숨 푹 자는 것을 권하지만, 당신의 강건한 자세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곤 서재까지 안내해줍니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 이후, 이번에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안고 당신은 서재 안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무겁고 눅진한 향이 온 저택을 휘감는 와중에 서재만은 예의 아릴 듯이 달짝지근한 향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재의 붉은 벽지를 쳐다보자 향기에 진정되었던 토기가 다시 올라오는 것 같아 당신은 황급히 시선을 돌립니다.
높은 천장에서 아른거리는 금 촛대도, 위압적으로 방을 채운 책장도...
소파에 앉아 몸을 기대자 그제야 온몸을 경직시키던 긴장감이 옅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용하가 조금 진정하면, 그의 시야에 붉은 사과 조형물이 들어옵니다.
그것은 어제보다 더 위협적으로 붉게 반짝입니다.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쫓겨난 이브처럼, 저것을 본 후로 당신 속의 무언가가 망가지기 시작했단 근거 없는 생각이 듭니다.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예민해진 당신의 주위엔 [탁자]와 [책장], [액자]가 존재합니다.
문학부터 과학, 예술, 경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습니다.
금박, 은박, 한눈에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이사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책등이 노랗게 삭은 고서들도 보입니다.
주용하: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누가 읽고 다시 꽂지 않은 건지 듬성듬성 비어있는 칸이 보입니다.
남아있는 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윤리와 도덕에 관련된 도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원래 바른사람밑에서
그런아이들이 자라는
ㅋ
책장 다 봤으면..
액자..
가족 모두를 그려 넣은 단체 사진도 가끔 보이지만, 그보다는 개인의 초상이 여러 개 걸려있네요.
이젠 모두 죽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초상도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지금보다 어딘가 어려 보이는 리치의 사진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당신의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푹신해 보이는 소파 옆에 자리 잡은 탁자입니다. 사과 조형물이 놓여있는 상단에는 조화가 꽂힌 화병도 하나 보입니다.
그 아래로는 3개의 서랍이 눈에 띕니다.
다 봤다!
::1번째 서랍| 레터 나이프와 라이터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2번째 서랍| 작은 알사탕이 가득 들어있는 단지가 들어있습니다. 설탕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3번째 서랍| 봉인이 뜯어진 갈색 서류 봉투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이거 왜 못 보게 한거지?
지금이라면?
이전에도 읽을 기회가 있었으나 리치의 난입으로 읽지 못했던 것이죠.
그가 영영 치워버린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속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면, 그 위에는 리치의 필체로 짤막한 한마디가 적혀있습니다.
주용하:
SAN Roll
기준치: |
54/27/10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주용하: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의 사고론 이해할 수 없는 정보들에 뇌가 받아들이길 포기합니다.
조금 진정해야겠어요.
어떻게 해야하지
리치 만나러 갈까
주용하: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ㅋ
아오 이 빡대가리
ㅋ
당신이 모르는 사실이 더 있다는 직감이 강하게 듭니다.
서재에서 빠져나와 아버지의 방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아빠가 리치 안 안아줘서
그런거 아님?
ㅋ
ㅜ
ㅜ
ㅋㅋㅋㅋㅋㅋ
아버지는 대부분 어머니와 함께 그녀의 방에서 밤을 보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의 방은 집무실 대용으로 쓰이기 일쑤라며 사용인들이 소곤대던 것도 기억합니다.
이 집에 온 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보단 불안감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그의 방은 아버지의 성정을 닮아 깔끔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용인들도 부고 이후 들어오지 않은 듯 아직 방안에는 생활감이 묻어납니다.
그러고 보니 리치가 이 방의 물품을 정리한다며 상자를 가득 가져갔었죠.
일전 응접실의 것보다 그 양이 적어보는 것이, 아마 필요한 것들만 이쪽으로 옮겨둔 것 같군요.
::상자 더미 속에 유독 눈에 띄는
하얀 상자와
붉은 상자, 그리고
검은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후원 명세서, 라고 적힌 서류뭉치가 보입니다.
더있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후원하던 고아원에서 온 후원금 사용 보고서인 모양입니다.
그가 평소에도 선행을 자주 함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퍽 놀라운 소식이 아닙니다.
용하가 다른 서류를 찾아보면 그 사이로 짤막한 편지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 당신이 이 저택에 들어온 이후로 저택의 일손이 부족하단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편지를 보자면 분명 한두 명 데려간 것이 아닌데, 도대체 그 많은 아이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이 저택에서 아이의 흔적이라곤 머리칼 한 올도 보지 못했습니다.
상자에는 아버지가 누군가와 주고받은 편지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대부분이 단조로운 흑백 그림이 그려진 엽서로군요.
용하가 엽서를 주워 읽어보면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명이..설마 고아원 아이들..?
이자식 쓰레기였잖아
직접 눈으로 읽었음에도 내용이 하나도 이해되질 않습니다.
주용하:
SAN Roll
기준치: |
52/26/10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이 상자에 더 볼건 없어보입니다.
별다른 장식이 없던 다른 상자들과 달리 이것은 유달리 화려한 금박으로 치장되어 있네요.
상자를 열어보면... 뜻밖에도 리치와 아버지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사진 아래로는 부녀 간의 격식 없는 편지 여러 장도 발견됩니다.
추억이 가득 담긴 물품들 사이로 한껏 구겨진 종이 한 장이 보입니다.
주용하: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사이비는 나도 싫지만..
::무릎 조금 아래까지 오는 작은 금고입니다.
금고는 단단히 잠겨져 있습니다.
주용하:
근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ㅋ
역시
이거, 불량품이었던 걸까요?
거짓말처럼 금고의 문이 산산조각 납니다
::열린 금고 속에는 가죽 핸드가 인상적인 리볼버 한 정이 들어있습니다.
왠지 아쉽
::용하가 총을 꺼내 손에 쥐면, 뒤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옵니다.
누가 여기 오라고 했어?
가자
그냥 좀 걸리는게 있어서
...아빠 방 봤어?
왜 자꾸......
근데 좀 이상한게 보이던데
혹시 이번 일들..
무슨 일?
내가 안 그랬어!
네가 그랬다고는
안 했는데
몰라.... 난 아무것도 몰라. 내가 안했어.
오빠. 응? 방으로 가자.
알았다 일단 방으로 가
그랬지~
오빠는 내 편 들어줄거야?
뭐라고 안할거지?
응?
말해봐 뭐라고 안 할테니까
아빠는 미쳤어! 완전 사이비야. ...
하긴 이해해
주리치:아빠가 우리까지 팔아 넘기려고 했다니까!
나 잘했어?
혼자했어
말했으면 도와줬지
아빠는 그렇다쳐도 엄마는..
그것도 네가..?
...
몰라...
엄마가 먼저 잘못했잖아..
주리치:난 몰라.... 오빠 나 안아줘. 방에 갈래
엄마가 먼저 오빠 결혼시키려고 했잖아!
??
야 아무리 결혼에 관심없다지만
평생 모솔로 살라는건 아니겠지
뭐를??
주리치:나! 맨날 오빠랑 있으면 째려보고...
몰라! 싫었단말야...
아무리 그래도 죽이는건..?조금?
너무하지..?
오빠는 내 편 들어줘야지...
싫어하는 사람마다 다 죽이고 다닐거야?
....
이제 안 그럴게....
잘못했어....
주리치:오빠 있잖아... 결혼할거면 해도 돼.
하고싶으면 해.
어떤 계집애를 데려와도 괜찮아.
주용하:소개도 못 받고 엄마 장례식 치르게 생겼는데
결혼은 무슨 결혼
결혼말고..그냥 데려오는건? ㅋ
....
걔야 나야?
어떤 계집앨 데려와도 괜찮은데
나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건 싫어...
오빠는 정말...
당신의 그 얄팍한 이성은 아직 선을 붙잡고 있습니다.
그렇게 외면하지만, 그 총의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
그를 죽이고 홀로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것이 더 옳은 말이겠습니다.
그런 당신을 바라보며 리치는 작게 호흡할 뿐입니다.
그의 표정에선 죄책감도 안도감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온기 없는 눈동자와 시선이 맞은 순간, 그가 순간 빙그레 웃음을 짓습니다.
...당신은 그의 죄를 모두 끌어안고 미래를 살 것입니다.
어쩌면 아무도 모를 사실을 당신만이 전부 아는 채로, 그렇게.